[상인상술]보브,'흔하지 않은 옷'이미지마케팅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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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의류브랜드 '보브 (VOV)' 는 몸매가 아름다운 젊은이들만 입을 수 있는 옷의 대명사처럼 통한다.

몸에 착 달라붙는 스판 소재의 캐주얼 정장류와 팔.다리가 길쭉하고 날씬한 젊은이가 아니면 입기가 곤란한 옷을 주로 만든다.

값도 한벌 40만원에 이르는 등 비싼 편이다.

얼핏 느끼기엔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에 맞지 않을 것 같은데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브랜드가 출시된 지난 한해동안 매출이 당초 목표 (80억원) 의 두 배인 1백60억원에 달했고 올 상반기에만 1백27억원어치나 팔렸다.

불황이라고 다들 죽을 맛인데도 보브가 이처럼 빅 히트를 기록한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 보브는 한 계절에 1백50~2백 종류의 옷을 품목당 3백벌씩만 만드는 소품종 소량생산 원칙을 고수하면서 '흔하지 않은 옷' 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었다.

보브의 조정균 (趙廷均) 상품기획과장은 "보브 제품을 입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매니아층을 만든 게 성공전략" 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또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유니섹스모드이면서도 남녀 옷의 패턴을 달리 해 '남자 옷은 남자 옷 답게, 여자 옷은 여자 옷 답게' 만들어 옷 크기만으로 남녀 옷을 분류하는 다른 의류회사와 차별화를 꾀했다.

이때문에 지난해 1월 고합그룹 의류사업부에서 FCN 브랜드로 독립해 초고속 성장한 보브는 지난 6월 퇴출기업으로 지정되자 신세계인터내셔널이 3일만에 잽싸게 사갈 정도로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이 많았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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