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이슬람 '피의보복'가열]이스라엘 대 레바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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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이슬람 민병대 사이에 군사력을 동원한 보복의 악순환이 재연되고 있다.

레바논 게릴라 조직은 25일 이스라엘이 친 (親) 시리아계 아말 민병대 지도자를 암살한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북부 국경도시에 60여발의 '카튜샤'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적어도 19명의 이스라엘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도 이에 맞서 즉각 레바논 남부지역에 대해 포격을 가하고 헬리콥터 기총소사로 대응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이슬람 원리주의 집단인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이 "적에 대한 응징" 이라고 밝히고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남부 레바논의 이스라엘 안전지대를 공격해온 아말 민병대의 군사작전 책임자 후삼 알 아민을 암살했다고 이스라엘 국방부가 발표했다.

레바논 경찰도 이스라엘 국경지대에서 아민이 탄 차량이 아파치 헬기에서 발사된 공대지 미사일에 맞아 그가 숨졌다고 확인했다.

아민은 레바논 의회 의장이자 아말 민병대의 지도자인 나비흐 베리의 측근이자 제2인자.

특히 이번 레바논 게릴라의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로켓포 공격은 아주 드문 일이어서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보복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96년 이번과 유사한 로켓 공격을 받은 뒤 17일 동안 레바논 게릴라 거점을 끊임없이 공격, 1백명의 레바논 민간인을 희생시킨 바 있다.

헤즈볼라 등 레바논 게릴라들은 85년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을 점령하자 아랍세계에서 이스라엘의 축출을 목표로 거의 매일 이스라엘과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고 있다.

심상복.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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