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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0일째 홍수 인구 20% 이재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국 홍수가 끝을 모르고 동서를 유린하고 있다.

두달 열흘째 계속되고 있는 중국 서북부 양쯔 (揚子) 강 홍수가 계속되고 있고 동북부에선 쑹화 (松花) 강이 범람, 헤이룽장 (黑龍江) 성의 성도 하얼빈 (哈爾濱) 침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최대 다칭 (大慶) 유전지대도 상당 부분 침수돼 중국 경제의 어려움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 양쯔강 홍수 = 6월초부터 시작된 양쯔강 홍수는 20일 현재 사망자만 최소한 2천여명에 농경지 침수는 한반도의 두배인 4천만㏊. 잠정적 피해액만 2천억위안 (약 23조원)에 달해 중국 국내총생산 (GDP) 의 3%에 가깝다.

이재민만 인구의 20%인 2억6천만명이다.

그런데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가장 피해가 심한 후베이 (湖北) 성 7백만 공업도시 우한 (武漢) 시는 아직도 주제방 붕괴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한 부근 한코우 (漢口) 수위가 28.95m에 달해 위험수위를 2.65m나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한 상류의 지류인 징장 (荊江) 강 부근 사스 (沙市) 수위는 사상 최고수위인 45m를 넘었다.

6차 물마루에 이어 조만간 7차, 8차 물마루가 계속해 우한 부근을 덮칠 것으로 예상돼 당국은 부근 33만명의 주민을 대피시키고 비상 다이나마이트 22t을 준비, 상류의 주제방 몇 곳을 파괴할지 여부를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7일엔 홍수피해지역에 콜레라 환자 6명이 발생해 전염병 확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장시 (江西) 성 주장시의 경우 시민 50%가 고지대로 피신하면서 물오염 등으로 설사.복통을 호소하고 있으나 구호물품 부족으로 손을 못쓰고 있을 정도다.

◇ 쑹화강 홍수 = 1주일째 계속되고 있는데 중국 산유량의 33%를 점하고 있는 다칭 유전지대가 상당 부분 침수돼 향후 중국 산업에 주는 피해가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이미 강 지류인 넌장 (嫩江) 강 제방 30m가 붕괴돼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이번 홍수로 침수된 유전은 전체 2만5천개의 10%에 달하는 2천4백여개. 이에 따라 하루 생산량은 예년의 60%인 6천8백여t으로 감소했다.

◇ 홍수 원인 = 산림훼손이 1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양쯔강의 경우 이 지역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강 주변 원시림의 85%가 이미 남벌된 상황이다.

산업화 영향으로 도로와 공장.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계속된 남벌이 오늘의 결과를 불렀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같은 산림훼손으로 연 5억t의 토사가 양쯔강으로 유입돼 수심을 낮추는데 이같은 양은 세계 최장인 나일강과 2위인 아마존강, 4위인 미시시피강으로 유입된 토사량을 합한 것과 맞먹는 양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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