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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을 울린 김지호, 첫 앨범 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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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춤은 물론 특별한 퍼포먼스 하나 없이 노래 하나로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소년이 있다. 이 소년의 노래에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고, 언론은 ‘천상의 목소리’라고 극찬했다. 지난 5월,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에 출연해 3연승을 차지한 김지호군(17한빛맹학교)이 그 주인공이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녹내장으로 세상을 볼 수 없었던 지호가 ‘스타킹’출연으로 프로그램명 그대로 ‘스타’가 됐다. 지호는 요즘, 길을 지날 때마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길거리 지나가다 보면 귓속말로 서로 스타킹에 나왔던 애 아니냐고 얘기하시고요.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니까 행복하고 고마워요.”

공연 때 자신을 보려고 몰려드는 여학생들 때문에 당황했다는 지호, 인터넷에 생긴 자신의 팬클럽과 학교로 날아온 팬레터에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지호 하면 생각나는 사람 중 한명이 바로 2PM의 닉쿤이다. ‘스타킹’출연 당시, 닉쿤은 지호의 노래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 때문일까. ‘스타킹’ 출연자 중에서 누가 가장 보고 싶냐는 질문에 지호는 망설임 없이 2PM의 닉쿤을 꼽았다.

“다른 사람들은 포옹을 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포옹을 잘 안하려고 하고. 그런데 닉쿤은 포옹도 많이 하고. 또 저를 만나고 싶은데 스케줄 때문에 못 만나서 오히려 미안해하더라고요.”

가슴과 가슴이 닿을 때 상대방의 진심이 전해지기 마련인가보다. 비록 닉쿤을 볼 수는 없지만 지호는 닉쿤의 선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며칠 후, 지호를 다시 만난 곳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개막식이었다. 때마침 2PM의 우영이 이번 행사의 홍보대사를 맡은 만큼 지호와 닉쿤의 재회를 기대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2PM의 다른 멤버들은 CF촬영이 예정돼 있었다. 닉쿤이 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지호는 무척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오히려 닉쿤에게 부담이 된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연락했어요? 연락하지 말죠. 괜히 불편하게 한 거 아닌가요. 닉쿤에게 미안해서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얼마 전 발매된 ‘블루오션’ 앨범 이야기를 꺼냈다. ‘블루오션’은 메인 보컬인 지호를 비롯해 건반 양한규, 보컬 김수환, 기타 이준희, 베이스 김미선, 드럼의 엄진용 등의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그룹이다. 얼마 전 첫 앨범을 발표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지호가 ‘스타킹’에서 불러 화제가 됐던 발라드곡 ‘다만’을 포함해 ‘너의 눈빛 속에 - In your eyes' 등 총 4곡이 수록돼 있다. 지호의 인기를 반영하듯 판매 또한 순조롭다고 한다. 지호에게 살짝, 앨범 판매 성적을 물어봤다.

“서태지 앨범하고 같이 나와 가지고 판매 경쟁을 해서 조금 힘든 점도 있어요. (웃음). 생각보다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도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 고맙죠.”

조금 전까지 어른스럽게만 보이던 지호의 조금은 엉뚱한 답변에 17살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블루오션’에는 현재 지호를 포함해 멤버 중 3명이 시각장애인이다. 시각장애가 음악을 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까. 블루오션의 맏형이자, 음반세션과 수많은 공연을 통해 실력을 입증해온 재즈피아니스트 양한규 씨는 “음악의 시각적인 것을 상상한다거나 그런 점에서는 어려울 수 있지만 뛰어난 청각과 다른 감각을 이용해 불편함들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문현답’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얘기 아닐까.

세상에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더 많은 나이 17살. 지호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지호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 나갈 것이다. 먼저 올해 연말, ‘상반기 왕중왕’자격으로 출연할 ‘스타킹’에서 멋진 춤과 자작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9월부터 천천히 작업해 가지고 ‘스타킹’ 연말 결산 때에는 제가 작곡한 곳으로 나가려고요. 또 9월부터 춤도 배워서 춤도 보여주고 싶어요.”

지호의 음악적 재능은 어디에서 왔을까? 답은 부모님에서 찾을 수 있다. 지호의 아버지는 강변가요제 대상 경험이 있는 밴드 '징검다리'의 4기 출신으로 CF 삽입곡으로 유명해진 '뭉게구름'의 주인공이다. 또한 지호의 어머니는 '아기 공룡 둘리'와 '까치'의 주제가를 부른 유명 CM송 가수이다. 부모님으로 부터 물려받은 음악의 재능이 '천상의 목소리'의 비밀이 아닐까?

음악으로 세상을 연주하는 지호의 생생한 공연과 ‘블루오션’의 연습 장면은 아래 영상과 조인스 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뉴스방송팀 송정 작가
영상: 뉴스방송팀 최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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