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오린 스미스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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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스타벅스는 '훌륭한 시민'이 목표다."

서울 이태원에 27일 문을 연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 100호점의 개점 행사차 방한한 오린 스미스(사진) 스타벅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말을 세차례나 했다.

그는 "스타벅스의 본사와 해외 파트너는 해당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공헌하는 훌륭한 시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TV.신문 등에 광고하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사장은 "마케팅은 매장에서 고객의 입을 통해 이뤄지는 '풀뿌리 전략'을 쓰고 있다"며 "광고비를 아껴 고객과 지역사회를 위해 쓴다"고 말했다. 스미스 사장은 2000년 취임한 이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경영자로 유명하다. 실제로 그는 국제환경보호협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지역문화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의 반미감정에 대해 걱정은 하고 있지만 아직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미스 사장은 "스타벅스에 부사장으로 합류한 1990년에 전체 매장이 45개에 불과했다"며 "그로부터 14년 만에 한국에서만 100호점을 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99년 7월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연 지 5년 만에 100개로 점포를 늘린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 시장에 '테이크아웃 커피 돌풍'을 일으키며 커피문화는 물론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켰다. 지난해 83개 매장에서 5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스타벅스가 26%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이유와 관련, "불경기에 냉장고와 차는 새로 안사는 대신 커피 한 잔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라고 우스개로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타벅스가 단순히 커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친구.연인.가족끼리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며 "한국은 진출 5년 만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돼 전 세계 스타벅스의 모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그는 커피 가격을 올릴 것이냐는 물음에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인상을 신중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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