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구조대 진교중 대령“실종시신 다 찾기 힘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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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대원들이 자기 부모.형제를 찾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시체를 모두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해군 해난구조대 (SSU) 를 이끌고 지리산 폭우 실종자를 수색중인 해군 제55전대장 진교중 (陳敎仲.47) 대령은 여러 정황으로 보아 실종자 시체의 상당수는 끝내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5일 밝혔다.

陳대령은 지난 93년부터 SSU를 지휘하면서 ▶서해페리호침몰 ▶성수대교붕괴▶충주호여객선침몰 ▶북한잠수정침투 등 물과 관련된 대형 사고.사건때마다 인명구조와 사체수색.선체인양을 처리한 해난사고 전문가.

그는 "익사자의 경우 여름철에는 시체가 보통 3~4일 후면 물 위로 떠오른다" 며 사고발생 5일이 지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시체들중 상당수가 거센 물살에 휩쓸려 이미 먼 바다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또 폭우와 함께 엄청난 토사와 돌이 쓸려내려와 실종자들이 이 밑에 묻혔을 가능성도 있다며 실제로 계곡하류와 강엔 새로 모래섬과 돌더미가 많이 생겼는데 이를 짧은 시간에 샅샅이 헤쳐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난감해 했다.

지난93년10월 서해페리호 사고때 현장을 지휘, 1주일만에 시체 2백92구를 모두 건지기도 했던 그는 "하지만 서해 페리호 사고때의 시체수습은 그야말로 '기적 (奇蹟)' 이었을 뿐 세계적으로도 해난사고의 시체인양비율은 평균 60%에 불과하다" 고 설명했다.

한편 해군은 지난 2일부터 경남 진양호쪽 50명과 섬진강쪽 25명등 총75명의 해난구조대 외에 함정 4척, 헬기 2대등을 보내 지리산 폭우 실종자 수색작업을 돕고 있다.

광양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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