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춘란배 세계선수권'
<결승 2국>
○·창하오 9단 ●·이창호 9단결승>
흑은 일단 우상귀를 두어야 한다. 방향은 그쪽이 틀림없는데 방법이 어렵다. 책이 권하는 정석은 ‘참고도 1’ 흑1의 붙임. 그러나 박영훈 9단은 백6까지 된 다음 흑이 둘 데가 없다고 한다. A가 정석이지만 너무 느리고 좁아 이창호 9단도 도저히 마음에 차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61~65. 다분히 아마추어적인 수법이지만 이 상황에선 ‘실용적’이었다.
66으로 다가왔을 때 이창호 9단은 다시 갈등에 빠져든다. ‘참고도 2’ 흑1은 너무나 두고 싶은 곳. 크고 환해서 두말할 여지가 없는 반상 최대의 곳이다. 유일한 걱정은 우변이지만 백2의 공격은 흑3 정도로 타개할 수 있다. 하나 이 9단은 67로 젖혔고 68 자리가 백의 손에 넘어갔다. 67은 진정 이창호답다. 두텁지만 공배가 될 수도 있는 67을 차지하고 68처럼 황금이 번쩍이는 곳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은 이창호밖에 없을 것이다. 71도 비슷하다. 상변이 어마어마하게 커 보이는데 이 9단은 황금을 돌보듯 하며 다시 두터움을 선택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