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98참가 초등생 정선영·조현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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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리가 하루동안 걷는 한걸음 한걸음이 직접 북한 어린이 13명을 한달간 도울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아빠.엄마와 약속을 지키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고요. "

이번 '희망의 행진 98' 에 서울에서 경기도 마석까지 하루 32㎞를 걷기로 신청한 정선영 (13.여.서울 봉은초등6) 양과 조현우 (12.봉은초등5) 군. 선영과 현우는 이번 방학에 놀이동산에 가는 대신 행진에 참가하기로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걸은 거리를 ㎞당 1천원으로 환산해 6만4천원을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여름 '놀러가는 휴가' 는 반납키로 결정한 아이들 부모도 목표지점에 당당히 들어서는 아이들을 마중할 계획. 직장 선후배 사이인 아버지들 때문에 친 오누이처럼 자라온 선영과 현우는 이번 여름방학에 어느 해보다 뜻깊은 경험을 하게됐다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아이들은 "많지 않은 돈이지만 스스로 벌어 어려운 처지의 우리 민족을 돕는다는 게 자랑스럽다" 면서 "많은 친구들이 참가해 어려운 처지인 남북의 또래를 돕자" 고 전국의 친구들에게 참여를 호소했다.

요즘 매일 저녁이면 두 가족은 아빠들이 운동 코치로 변신, 아이들 체력단련에 한창이다. 오후 8시면 아버지와 함께 학교 운동장을 10바퀴씩 뛰고 있다는 현우는 "아빠가 군대시절 행군하면서 고생하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빠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됐다" 고 즐거워했다.

현우의 어머니 이윤미 (李倫美.40) 씨도 "자신이 가야할 목표를 한걸음 한걸음 딛고 도달하는 것만큼 정직한 가르침이 어디 있느냐" 면서 "하나 뿐인 아들에게 땀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싶어 적극 추천했다" 고 말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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