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들의 고환은 정상입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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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당신의 아들은 고환이 제대로 만져지나요?

고환은 체온보다 2~3도 낮은 음낭속에 있는 게 정상. 온도가 낮아야 정자 생성도 잘 되고 운동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일 고환이 음낭 아닌 복부나 사타구니 부위 등에 있는 '잠복고환'일 땐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당연히 정자 생성에 문제가 생겨 남성 불임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고환암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 한상원 교수는 "임신 2개월쯤 만들어지기 시작한 고환은 4개월쯤부터 점차 신장에서 내려와 사타구니 부근에 머물다가 임신 8개월이 지나면 음낭에 정착하게 된다"면서 "잠복고환은 고환이 제대로 내려오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갓 태어난 아이의 잠복고환 비율은 약 3%. 물론 이후에도 대부분 내려오는데 첫돌이 지났는데도 지속적으로 잠복고환인 경우는 0.8% 정도다. 따라서 이후에도 잠복고환이 발견되면 불임.고환암 등을 예방하기 위해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법은 크게 호르몬 치료와 수술적 교정 두가지. 한 교수는 "1996년부터 6년간 잠복고환 수술을 받은 63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고환을 음낭내에 고정시켜 주는 수술이 가장 확실한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술 시기는 생후 6개월부터 첫돌 무렵이 좋다. 실제로 고환은 18개월부터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두돌만 지나면 수술을 해도 생식기능이 30% 미만으로 급감한다. 다행히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고환이 음낭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잠복고환은 보호자도 만져 봄으로써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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