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의존율 국립대 40%, 사립대 6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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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내 사립대학들은 재정수입의 70% 가까이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공립대의 등록금 의존율(39.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357개 대학의 올해 예산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이 각각 39.8%, 68.9%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대학예산 정보는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 (www.academyinfo.go.kr)와 각 대학 홈페이지에 공시됐다.

지역별로 국·공립의 등록금 의존율은 수도권이 41%로 비수도권(39.4%)보다 높지만 사립은 비수도권(70.5%)이 수도권(67.5%)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지방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충남의 A대(96.5%), 전북의 B대(95.8%), 대구의 C대(93.4%) 등 전국에서 등록금 의존율이 가장 높은 곳은 모두 사립대였다. 등록금 의존율이 90% 이상이라는 것은 등록금 없이는 사실상 학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들은 부실 사립대는 솎아내야 하지만 고등교육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고등교육 정부재정 부담률은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1%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배용 대교협 회장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야 등록금도 조정할 수 있다”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사학육성특별법 등 대학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서거석 전북대 총장)는 이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안에 재정 지원을 강제 규정으로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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