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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알면 더 재밌다] 10. 88대회부터 프로선수 출전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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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미국프로농구(NBA) 수퍼스타 매직 존슨.

미국농구협회(USAB)는 지난 9일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와 카멜로 앤서니(덴버) 등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들이 주축이 된 12명의 올림픽 농구대표팀 명단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이름하여 제4기 드림팀이다.

지금은 프로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올림픽과 프로선수는 상극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아마추어리즘'을 골자로 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선수의 출전을 용납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68년 삿포로 겨울올림픽 때 오스트리아 프로 스키선수였던 칼 슈란츠는 공항에서 되돌아가는 해프닝을 겪었다. 당시 에이브리 브런디지(미국.5대) IOC위원장이 "올림픽에서 광고와 선전을 하는 프로는 출전할 수 없다"며 출전을 불허했다.

그러나 이후 세계 스포츠계의 프로 출전 요구가 거세지자 IOC는 방향을 틀었다.

7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75차 총회에서 선수의 광고행위를 허용하고 유니폼에 상표 부착을 허용하는 규정을 채택한 것이다.

제6대 로드 킬런닌(영국) 위원장 때다.

이후 86년 스위스 로잔 총회에서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한 제26조 규정을 선수의 윤리규정으로 바꾸면서 프로선수의 올림픽 출전 길이 열리게 됐다.

88년 2월 캘거리 겨울올림픽 때 프로아이스하키선수들이 출전했고, 서울 올림픽에서는 당시 세계 여자 테니스 랭킹 1위였던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출전, 우승함으로써 4대 그랜드슬램 대회와 올림픽을 휩쓴 최초의 '골든 슬래머'가 됐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미국은 NBA 스타들로 '드림팀'을 구성해 파견했다. 바로 원조 드림팀이었다. 미국은 88 서울 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자신했으나 4강전에서 러시아에 져 3위에 그치자 농구 종주국의 명예를 찾기 위해 92년에 마이클 조던 등을 앞세워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올림픽의 상업화에 앞장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의 주도로 올림픽의 아마추어리즘은 급속도로 퇴색했다.

그러나 아직도 제한은 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프로선수는 올림픽 기간에 어떤 금전적인 보수를 받아선 안 된다. 물론 광고 활동도 할 수 없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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