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 베이더 보좌관이 총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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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동북아 정책 양대 축은 제프리 베이더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과 게리 새모어 군축ㆍ비확산ㆍ대테러 조정관이라 할 수 있다. 베이더는 주로 양자 관계를, 새모어는 비확산 문제를 다룬다. 제임스 존스 안보보좌관이나 토머스 도닐런 안보부보좌관은 이들의 직속 상관이지만 성향ㆍ경력에 미뤄보면 세부적 정책에는 관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존스의 주 임무는 대통령 보좌와 NSC 각료급 멤버와의 외교안보 정책 조율이기도 하다.

해병대 사령관을 지낸 존스는 아시아와의 인연이 깊지 않다. 40년간의 군 생활에서 베트남전에 참가하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1년간 해병대 중대장을 지냈을 뿐이다. 프랑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데다 유럽ㆍ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사령관을 거쳐 유럽과의 현안에 밝다. 나토사령관은 군에서 가장 외교적인 보직 중 하나다.

도닐런 안보부보좌관은 원래 선거 전문가다. 지미 카터ㆍ빌 클린턴 대통령, 조셉 바이든 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부통령실 고문인 마이크 도닐런과는 형제지간이다. 도닐런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비서실장과 공보담당 차관보도 지냈다. 이 경력과 바이든의 후원이 안보부보좌관 발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더는 워싱턴의 내로라하는 중국통이다. 그를 아시아 정책 조정을 맡는 자리에 앉힌 것은 중국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7년 동안 국무부ㆍNSCㆍ무역대표부에서 일하면서 대부분 중국 업무를 맡았다. 국무부에서 1979년 미ㆍ중 수교 업무를 시작으로 중국과 인연을 맺은 이래 중국 부과장ㆍ과장,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NSC 보좌관을 지냈다.

무역대표부로 옮겨서도 중국과 대만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을 이끌었다. 그는 2005년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재직 당시 미ㆍ중ㆍ일의 건설적 관계 구축을 촉구하는 기고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는 비판적이라고 한다. 중국이 6자회담을 북한 핵문제 해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 활용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베이더 밑의 대니얼 러셀 한국ㆍ일본 담당 보좌관은 일본통이다. 92~95년 주한 미 대사관 북한 담당관으로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본 업무를 맡았다. 오사카ㆍ고베 총영사와 국무부 일본과장을 지냈다.

새모어 조정관은 범행정부 차원의 군축ㆍ비확산ㆍ대테러 업무를 관장한다. 조정관 직책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새로 생겨났다. 새모어는 앞으로 러시아와의 전략무기 감축협상, 북한과 이란 핵 문제, 비확산 체제 강화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북한 핵 문제 전문가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한반도 담당 차석대사로 94년의 북ㆍ미 제네바 합의와 95년의 북한-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간 경수로 공급협정 체결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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