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이 끝이 아니다 ②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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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우울증, 부부가 함께 슬기롭게 대처해야

얼마 전 첫 아이를 얻은 김모씨는 아빠가 됐다는 기쁨에 연일 싱글벙글이었다. 하지만 김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짜증과 아이의 울음을 감당하기 힘들어 이제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 무서울 정도라고 토로한다.

이는 김모씨뿐 아니라 첫 아이를 가져본 대한민국 대부분의 남성이라면 한번쯤 겪어봄직한 상황이다. 주로 첫 아이를 얻은 젊은 부부들이 흔히 하는 착각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부부간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온전한 가족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간혹 첫 아이의 출산과 양육 과정을 겪으며 오히려 부부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거나 결국에는 양육의 책임을 서로 떠밀게 되는 상태를 겪게 되기도 한다.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 하나로 출산 후 산모가 겪을 수 있는 정신적 허탈감 또는 우울감에 대해 아내와 남편 모두 자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산모는 출산과 동시에 약간의 우울 증세를 겪게 되는데 막상 산후 우울증의 원인과 그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는 사람은 드물다. 산후 우울증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여성호르몬의 과다분비와 갑작스런 신체변화에 따른 충격, 부족한 수면 시간 등을 들 수 있다.

보통 2~3주 정도면 약간의 우울 증세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산모가 느끼는 우울감이 3주 이상 지속되고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진다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산후 우울증이 심해지면 아이를 방치 한다거나 아이에게 신체적으로 가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산모 스스로 자해를 하거나 자살충동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이 때 남편과 주변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남편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내는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와만 지내야 하므로 무기력감과 외로움을 느끼기 쉽다. 남편은 출산으로 인해 아내의 심신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평소보다 더욱 자상하게 아내를 돌봐줘야 한다. 퇴근 후에는 아내에게 가능한 자상하게 말을 많이 걸어주고 육아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한다. 아이를 재우고 대화를 나눈다거나 함께 차를 마신다거나 하는 작은 시도만으로도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이해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산모 본인 스스로도 우울증을 극복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출산 후 찾아오는 무기력감과 우울감은 본인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닌, 대부분의 산모가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버려야 한다.

산모는 출산 후 늘어난 몸무게, 처진 뱃살과 가슴 등을 보며 조바심을 내거나 스스로를 한탄하기도 하는데, 너무 급하게 체형을 원상태로 되돌리려고 무리해서는 안된다. 6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꾸준히 운동한다면 충분히 예전의 몸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또한 우울하다고 안 좋은 생각만 하게 되면 점점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경쾌한 음악을 듣거나 코믹영화를 보면서 기분을 전환해야 한다.

아이를 돌보는 것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면 남편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남편들은 아내가 말을 하지 않는 이상 아내의 우울감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아내는 남편이 이해를 못해준다고 무작정 짜증을 내기보다 대화를 통해 남편이 무엇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주도록 한다.

장스산부인과 이인식 원장은 "아이의 탄생은 기쁨은 물론 부모가 감당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하고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부부간의 이해와 관심,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장스여성병원 이인식 원장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한 보도자료입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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