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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철의 증시레이더]갈피못잡는 주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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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주 2백80까지 곤두박질쳤던 종합주가지수는 안정을 되찾았다. 한마디로 엔화 때문에 지옥을 맛본 한 주였다. 달러당 1백47엔을 기록한 엔화는 미.일 양국 정부의 입김으로 1백33엔까지 급등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엔화급락으로 인한 시장불안은 미국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물며 엔화급락이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초래한다면 더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이것을 항구적인 엔화강세의 시작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백약이 무효' 인 일본 경제에 활로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초점은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이다.

'퇴출대상기업'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주저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에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정리대상은행을 최소화할 것이란 보도는 이 궁금증을 부채질한다.

'은행살생부' 에는 기껏해야 일부 지방.후발은행 몇 개만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여튼 외국인은 당장 사지 않을 것이다. 기관 투자가들은 주가지수선물과 관련한 매매외에는 팔았으면 팔았지 적극적으로 사지는 않을 것이다.

외로운 매수세력으로 자처하는 개인마저 손을 뺀다면 주가가 어디로 갈지 뻔하다.

기술적으론 어떤가. 지난 17, 18 양일간 주가는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특히 18일중 최고지수는 3백30, 최저지수는 3백10으로 그 이후 어제 (22일) 까지 3일간 모두 이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어디로 가야 할 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까이는 5월에도 중순과 월말 두번 옆걸음치다가 25일이동평균선에 부딪친 후 주저앉은 적이 있다.

3월이후 2~3주간 하락한 후 1주간 반짝하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주식을 얼마간 보유할 생각이라면 종합지수가 최소한 2~3주 이상 올라 25일이동평균선을 돌파하는 모양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이상적으로는 이렇게 뚫고 올라간 지수가 조정을 겪으면서 25일이동평균선을 딛고 힘차게 비상한다면 비로소 바닥을 확인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한가지만 덧붙인다면, 94년이후 2년간 줄어들던 거래량이 97년부터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에도 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4월의 거래대금 52조원에 비해 올해 첫 4개월간 거래대금은 64조원이었다.물론 4조5천억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큰 역할을 했다.

외국인이 시장을 제대로 읽었다면 '큰' 바닥 근처에 와 있는 것이 아닐까. 한가지 꺼림칙한 것은 4월만 비교할 경우 거래대금이 지난해 15조원에서 올해 10조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거래량은 27% 늘어났는데 주가는 평균 1만4천원에서 9천원으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권성철 (증권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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