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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총재경선 앞두고 계파별 물밑 신경전 치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제1야당 총재자리를 향한 한나라당내의 계파별 세 (勢) 불리기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8월중 전당대회 개최가 가시화하자 경선채비를 위해 곳간에 알곡을 챙겨놓자는 '실리전' 양상이 전개된 것이다.

우선 이회창 (李會昌) 명예총재.김윤환 (金潤煥) 부총재의 비당권파가 눈에 띄게 바빠졌다.

李명예총재는 11일 63빌딩에서 이세기 (李世基).양정규 (梁正圭).신경식 (辛卿植).하순봉 (河舜鳳).김중위 (金重緯).서상목 (徐相穆).백남치 (白南治).조진형 (趙鎭衡) 의원 등 10여명과 오찬모임을 가졌다.

대선 당시 김윤환 부총재와 공동보조를 취했던 李명예총재는 金부총재계와 겹치는 계보의원들을 확실한 '이회창맨' 으로 고정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다.

이날 63빌딩 회동도 李명예총재측이 50여명의 의원들을 모아 세를 과시할 대규모 모임의 사전준비 성격이 있다는 전언. 5월 하순부터 당무에 불참해 온 金부총재도 당밖에서 대구.경북인사들 모임을 잇따라 소집하며 'TK대표성' 이라는 자신의 위상 과시에 돌입했다.

金부총재는 11일 신라호텔에서 대구시장.경북지사 등 TK지역의 광역.기초단체장, 광역의원 당선자 1백20여명을 초청한 대규모 만찬모임을 개최했다.

그는 이자리에서 여권이 추진중인 '지역연합론' 의 대상으로 자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대선후 김대중대통령은 물론 김종필 총리서리를 만난 적도 없다" 고 일축했다.

자신의 당면목표는 당권에 있다는 것. 金부총재는 9일에는 박헌기 (朴憲基) 경북도지부장 등 경북의원 10여명을 만나 집안단속에 나섰고 대선 당시 李명예총재측에 갔던 자파의원들에 대해서도 '원대복귀' 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金부총재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경선1차의 과반수가 힘들 경우 합종연횡의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 고 해 다각적인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李명예총재와 金부총재측은 현재 "8월중이 아니라 전당대회 날짜를 분명히 정하라" 며 조순 (趙淳) 총재를 압박하는 데는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순봉.서상목.변정일 (邊精一) 의원 등 양 계보와 겹치는 의원들도 부지런히 양측을 오가며 의견조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양계보가 이기택 (李基澤) 부총재계 세력을 자파에 흡수하기 위해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등 벌써부터 우위확보를 위한 대치의 조짐을 드러내 최종 조율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 비당권파에 맞서 이한동 (李漢東) 부총재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李부총재는 9~10일 경기.인천지역 의원, 광역의원 당선자를 만나 차기당권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최근 그는 구 (舊) 민정계 뿌리를 찾아 대구.경북의원들을 의원회관에서 잇따라 접촉하는가 하면 11일 지방선거당선자대회 때는 행사전 자신의 사무실에 경기지역 광역의원당선자를 집결시켜 동반입장하는 세과시도 했다.

이기택부총재도 10일 민주당출신 의원, 전현직 지구당위원장 모임인 민주동우회 인사 50여명과 만나 결속을 다지는 등 한몫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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