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 다양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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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미 정부가 그동안 독점해온 인터넷 주소관리를 9월말 이전에 민영화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에 웹 사이트를 개설하려면 미 국립과학재단과의 독점계약에 따라 주소관리 업무를 대행해온 네트워크 솔루션사 (社)에 일정 요금을 지불하고 주소를 등록했다.

이로써 지난 60년대말 미국에서 시작돼 30년만에 전세계의 네트워크가 된 인터넷에 대한 미국의 마지막 통제권이 사라지고 인터넷 주소표기 방법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인터넷은 한 국가가 관리하기에 너무 대형화.국제화.상업화돼 인터넷 주소 관리를 새로 설립될 국제 비영리단체에 넘길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현재 'com' (기업). 'gov' (정부기관). 'net' (네트워크). 'org' (공공기관) 등으로 한정돼 있는 인터넷 주소 끝자리에 앞으로는 'shop' (상점). 'rec' (레크리에이션) 과 같은 다양한 단어를 쓸 수 있게 됐다.

또 인터넷 관리를 국제 비영리단체에 맡길 경우 전세계 인터넷 사회가 함께 새 관리단체 구성과 인터넷 관리.분쟁 해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는 각국 정부나 기업.국제기구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국제적 인터넷 관리기관의 탄생을 향한 첫 걸음이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인터넷 주소 관리주체를 민영화하고 독점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 중심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데다 새 관리주체의 본부를 미국에 둘 것을 고집해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2백여만개 사이트에 6천2백만명에 이르고, 인터넷은 갈수록 정보수집.무역거래의 필수불가결한 수단이 되고 있다.

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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