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취임 한돌 맞은 이종욱 WHO 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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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영국의 권위 있는 의학전문지'랜싯(Lancet)'은 이종욱(58)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조용한 뇌성(quiet thunder)'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오는 2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그의 업무 스타일은 이에 걸맞다는 평가를 WHO 내외에서 받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1년간 만성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큰 희생을 초래하는 질병을 퇴치하는 일에 매달렸고 조직도 조용하게 개혁했다. 지난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가 기승을 부렸지만 그는 에이즈 퇴치 사업에 역점을 뒀다. 이를 위해 2005년까지 개도국의 에이즈 환자 300만명에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공급한다는 '3 바이(by) 5'을 추진했다. 그는 "에이즈가 보고된 뒤 20년간 각국이 예방에 역점을 둔 반면 치료는 미흡했다"며 "교통사고를 보건 분야의 위협으로 판단해 교통안전을 강조하고, 금연협약의 비준을 확대하고 비만을 억제하기 위한 글로벌 다이어트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WHO 본부의 예산과 인적 자원을 대륙별.국가별 WHO 사무소에 이관했다.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순환 근무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세계적 경영컨설팅 업체인 매켄지에 경영 진단도 맡겼다.

이 총장이 지난 1년 동안 쌓은 항공기 마일리지는 30만7000㎞. 그가 만난 각국의 유력 인사들로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패트릭 콕스 유럽의회 의장,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찰스 영국 왕세자 등을 들 수 있다.

평소 운동을 즐겨하는 그는 "퇴근 후 한시간가량 자전거로 WHO 본부 주변을 도는 것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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