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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피살자중 가정주부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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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20일 서울에서 발생한 7~8건의 미제 살인사건과 유영철(34)씨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각 사건의 현장에서 채취한 DNA와 유씨의 DNA를 대조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7월 서울 남부지역 4건의 살인사건을 비롯해 ▶이문동 패션몰 20대 여성 피살사건(2월)▶역삼동 30대 여성 살해사건(5월) 등이 유씨의 범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씨를 추궁하고 있다.

유씨는 이날 오후 10시 기동수사대에서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으로 떠나기 전 "한명을 더 죽여 모두 21명을 죽였다고 진술했다는 데 맞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 시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유씨가 살해했다고 밝힌 20명의 피해자 외에 추가 범행 혐의를 찾지 못한 상태다.

피해자 신원과 관련, 서울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살해된 여성 마사지사 11명 가운데 2명은 연고가 없이 고아원에서 성장했고 3명은 신원을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피해를 본 여성들 중 권모(24)씨와 한모(34)씨 등 두 명의 주변 사람들이 "출장 마사지사가 아니고 가정주부와 피부관리사였다"고 밝힘에 따라 일반인의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유씨가 경찰조사 과정에서 무기수 신창원(38)씨와 관련해 진술한 내용 대부분이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송교도소 측은 "유씨가 3~4년 전 청송2교도소에 4개월간 독방에 복역한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일반 교도소와 다른 특수한 내부구조를 가진 청송2교도소에서 유씨가 다른 독방에 수감된 신씨를 식사나 운동 과정에서 만날 기회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신씨와 팔씨름과 달리기를 하면 자신이 이겼다는 유씨의 진술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범죄수법 전수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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