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랑스월드컵 E조 전력분석]상.멕시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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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D - 9.이제 결전의 순간만 남았다. 프랑스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은 저마다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점검하며 필승을 위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이다.

한국과 숙명의 일전을 펼칠 E조의 멕시코.네덜란드.벨기에의 최근 전력을 3회에 걸쳐 분석,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한국은 멕시코와 14일 0시30분 (한국시간) 리옹의 제를랑경기장에서 첫 게임을 갖는다. 멕시코의 강점은 전 선수의 뛰어난 개인기, 그리고 3명의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드진이 만드는 다양한 득점루트다.

기본 포메이션은 에르난데스와 팔렌시아가 투톱으로 서는 4 - 4 - 2지만 왼쪽의 블랑코가 수시로 최전방까지 나서기 때문에 실제로는 4 - 3 - 3에 가깝다. 지역예선에서는 노장 에르모시요 (10골)가 최다골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세대교체로 밀려났고 최근에는 에르난데스가 주득점원이다.

패싱능력이 뛰어난 MF인 아스페와 베르날은 멕시코 공격의 시발점으로 직접 슈팅을 때리는 역할까지 한다. 멕시코의 주 공격루트는 아스페나 베르날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좌우로 찔러주는 롱패스. 오른쪽의 에르난데스와 왼쪽의 블랑코가 이 패스를 받아 좌우 사이드를 돌파한 뒤 가운데 팔렌시아에게 연결하거나 자신들이 직접 슈팅을 날린다.

축구협회 기술위원인 조영증씨는 "멕시코의 공격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 아스페와 베르날의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고 에르난데스와 블랑코는 스토퍼들이 적극 대인마크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공격에 비해 수비는 허점이 많은 편이다. 수비수들 역시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스피드와 조직력은 떨어진다.

최근 평가전에서 멕시코 수비는 한번 뚫리면 대량 실점하는 약점을 드러냈다. 지난달 노르웨이에 5 - 2로 진데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14위팀인 볼프스부르크에도 4 - 1로 대패했다.

수아레스.라미레스.파르도 등이 포진한 멕시코 수비는 공격 가담률이 높아 수비 전환때 상대의 기습 전진패스와 오버래핑에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스피드를 앞세운 서정원.이상윤의 사이드 돌파와 하석주.최성용의 오버래핑이 위력을 발할 수 있고 황선홍.최용수의 투톱은 충분히 득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이 초반 선취골을 넣는다면 의외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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