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편입학 지원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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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2의 대학입시로 불리는 2학기 대학 편입시험이 시작됐다.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은 지난 16일 원서접수를 모두 마감하고 이달 중 영어나 논문.실기 등의 시험을 치러 합격생을 가린다.

하지만 편입 희망자 상당수가 서울.수도권 지역의 대학에 응시한데다 경제난으로 진학을 포기한 학생도 많아 경쟁률은 크게 떨어졌다.

취업 유망학과 경쟁률 치솟아=영남대 약학부는 일반 편입생 1명 모집에 123명이 응시했다. 의.약대 인기가 편입시험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사범대의 강세도 이어졌다.

영어교육과(58대 1).국어교육과(26대 1).교육학과(21.5대 1).수학교육과(20.7대 1) 등 모두 20대 1을 넘었다.

대구대도 영어교육과의 경우 1명 모집에 50명, 초등특수교육전공은 2명 모집에 88명이 지원했다.

모두 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사범대다. 계명대의 사범대 교육학과도 1명을 뽑는 학사편입에 16명이 지원해 모집 학과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위덕대의 경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아동사회복지학과에 4명이 지원, 유일하게 모집 정원 3명을 넘겼다. 이들 학과 외에는 계명대의 서양화과와 시각디자인과가 각각 6대 1, 금오공대의 토목과가 3.25대 1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대의 정정석 편입학 담당은 "졸업 후 기업에 취업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붙기도 어려워 교사 자격증을 딴 위 임용고사를 보려는 학생이 많다"며 "사범대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편입생 모집난=지난해 2학기 편입 때보다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뚝 떨어졌다.

영남대는 3.8대 1이었던 지난해 2학기 편입 경쟁률이 이번에는 2.66대 1로 하락했다. 지난해 3대 1을 넘겼던 금오공대도 2.76대 1로 떨어졌다. 계명대 역시 2.4대 1에서 1.6대 1로 저조했다.

위덕대.한동대 등은 지원자 수가 모집 정원에 미치지 못했다. 대학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계명대 관계자는 "편입생의 서울.수도권 선호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경제난에 따라 4년제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지원자 수가 적어 대구의 편입학원 등에 원인을 문의하기도 했다"며 "대학 신입생 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편입생 수가 감소해 앞으로 정원을 채우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걱정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만성적인 취업난과 경제난이 풀리지 않으면 편입생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경제 여건의 변화가 편입생 모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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