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예산 5,700억 변칙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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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해 국가예산중 과다하게 편성되거나 변칙처리된 금액이 총 5천7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은 24일 '97예산결산감사' 결과를 발표, 예산낭비.무단전용.예비비 부당사용 등 1백36건을 적발하고 관련 공무원 9명을 징계조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해양수산부의 경우 피해보상자와 피해보상액은 99년에나 확정되는데도 부산 가덕신항만 건설에 따른 어업손실 보상금으로 97년에만 9백6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고 지적했다.서울~하남간의 경량전철사업도 건교부에서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도 없이 예산만 편성, 40억원을 방치했다.

이처럼 정부 각 부처에서 실제보다 과다하게 편성하거나 계획에 앞서 일단 예산부터 요구해 배정받은 금액이 총 4천6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원은 경제시책홍보 등을 위해 예비비 6억4천만원을 편성한 뒤 이를 공사비로 전용하거나 장.차관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하는 등 예산을 목적외 용도로 지출한 12건, 68억원이 지적됐다.

또 물품을 납품받지 않았는데도 먼저 돈부터 지급한 선심성 예산집행도 조달청.철도청.기상청 등에서 2백30억원이 적발됐다. 이밖에 호남고속철도 노반설계는 기본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역부터 줘 21억원이 낭비됐고 농림부는 정부세입으로 돌릴 간척지 매각대금 9백40억원을 임의로 사용해 온 것이 드러났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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