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관심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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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6.4지방선거가 투표일 10일을 남겨 놓았지만 국제통화기금 (IMF) 경제난과 정치불신에 따른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극심한 이상한기 (異常寒氣) 속에 치러지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전국적으로 합동연설회 (광역단체장은 제외)가 시작됐지만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합동연설회는 95년 6.27선거 때보다 청중들의 참석률이 절반 이상 줄어든 가운데 치러졌다.

선거분위기가 냉랭해지자 24일 중앙선관위와 여야 정당들은 대책 마련과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 유세 취소 = 후보들간의 합의로 합동연설회를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는가 하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선거운동이 난무하는 등 선거분위기가 기형화하는 현상도 일고 있다. 경북구미시 3선거구의 경우 후보들간 합의해 24일의 합동연설회를 취소했다.

충북청원군부용면 기초의원 후보, 전북전주시 1선거구의 광역의원 후보들도 모임을 갖고 합동연설회 일정을 취소하거나 선전벽보로만 선거운동을 하기로 합의했다.

◇ 지역감정 조장 = 국민회의.자민련.한나라당 일부 후보들은 각당의 우세지역에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민련 유병현 (柳丙鉉) 충주시장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전라도는 국민회의로 98%, 경상도는 한나라당으로 85% 뭉쳤지만 충청도는 60%만 뭉쳐 멍청도 소리를 들어왔다" 며 "이번에는 99%가 뭉치자" 고 주장했다.

◇ 선관위 우려 = 선관위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 볼때 투표율이 60%에도 못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전망했다. 95년 6.27선거 때의 투표율은 68.4%였다.

선관위는 25일부터 TV.라디오.뉴스전광판을 이용해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박승희.윤창희 기자 〈pmas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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