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건후보 관훈토론회] "병역면제 아들 병명 밝히기 곤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8일 고건 (高建) 국민회의 서울시장후보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는 예상대로 高후보의 화려한 공직과정에서의 정치소신.병역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高후보는 미리 치밀한 준비를 한 듯 거침없이 답변했으며, 특히 정책분야에서는 대중교통 유인책 등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아들의 병역면제 사유를 묻는 질문에는 병명에 대한 직답 (直答) 을 거부하며 양해를 구하는 등 난처함도 내비쳤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내용.

- 역대정권을 두루 거쳐 '행정의 달인' 이라는 평가 이면에는 '처신.변신의 달인' 이라는 지적도 있다. " (웃으며) 아픈 데를 찔렸다.

나는 전문행정가다.

테크노크라트로 자부하면서 정권에서 부르면 나가 공직에 봉사했다.

직업공무원 출신은 정치가가 여러 정권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다.

내가 맡은 일에 정성을 다한다는 지성제일주의와 청렴.민본 (民本)에 입각해 직무를 수행했다. "

- 서울시장 당시 민선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이번에 출마하는 등 말을 바꾼 사례가 있는데. "당시 민선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인기성 선심행정을 펼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했고 사실 출마의사를 갖고 있지 않았다. "

- 高후보는 군 복무를 하지 않았고 차남 역시 병을 이유로 면제받았다.

"행정고시 합격후 입영대기중 병역기피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입영이 미뤄졌고, 62년 2월 곧 임용돼 보충역에 편입됐다.

아들은 당초 1차신체검사에서 갑종판정을 받았다.

대학원과정에서 '현대사회적인' 병이 발생, 입원해 재검을 거쳐 병역을 면제받았다.

지금도 서울대에서 정기검진한다.

결혼해 자식까지 둔 아들의 병명을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

- 高후보의 행정스타일에 대해 우유부단하고 결정까지 시간을 너무 끈다는 비판도 있다.

수서사건만 해도 高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결재하지 않는 바람에 본인은 면책되고 부하들만 고통당하지 않았나.

"수서 특혜압력에 대해 세번이나 '불가' 처분을 내렸다. 시장 시절 외부청탁은 내가 다 차단하겠다고 말했고 사실 그렇게 했다. 나를 따른 부하들은 모두 보호받았다. 행정에서 정경유착은 철저히 근절하겠다는 게 내 소신이다. "

- 외환위기 시절 총리를 지낸 高후보도 책임이 있지 않나. 당시 임창열 (林昌烈) 신임 부총리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때 IMF관련 이야기가 있었나.

"책임을 통감한다. 당시 林부총리의 임명장 수여식때 '강경식 (姜慶植) 부총리로부터 빨리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 잘 대처하라' 는 대통령의 포괄적인 말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IMF와 관련된 구체적 얘기를 할 자리가 아니었다. " - 80년 5.17비상계엄 확대에 반대하며 정무수석에서 사임했으면서도 4개월뒤 5공정부의 교통부장관에 입각했다.

"당시 비상계엄 확대는 군정을 의미했고, 국보위 시대를 예고한 것이어서 사표를 썼다. 헌정체제가 회복된 후 입각을 권유해 와 전문행정가인 본업을 살려 봉사하기 위해 받아들였다. "

이상렬 기자 〈lees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