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프로야구]해태 이대진, 10연속 탈삼진…프로야구 17년사 신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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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돌아온 에이스' 해태 이대진 (24) 이 10연속 타자 탈삼진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프로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대진은 14일 인천구장에서 벌어진 선두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1백48㎞대의 직구와 1백20㎞대의 변화구를 절묘하게 배합, 지난해 OB 권명철이 수립한 한 게임 7타자 연속삼진은 물론 95년 선동열 (당시 해태) 이 2게임에 걸쳐 기록한 9타자 연속삼진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10연속 탈삼진은 지난 70년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톰 시버가 수립한 기록과 타이기록이다. 일본에서는 57년과 58년 가지모토와 도바시가 세운 9연속 탈삼진이 최고다.

지난달 29일 쌍방울전에서 타구에 맞아 15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이는 1회말 선두 전준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운 뒤 4번 쿨바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대기록 달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2회 5번 김경기를 시작으로 3회 9번 박진만까지 6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이는 전준호와 다시 맞붙었다. 볼카운트 2 - 1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는 4회에도 선두타자인 교타자 김광림과 끈질긴 공방 끝에 2 - 2에서 강속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냈고 최근 타격감각이 좋은 이숭용, 그리고 강타자 쿨바까지 연속 삼진으로 처리해 대기록을 세웠다.

이대진은 이날 모두 16개의 삼진을 빼앗아 최동원 (83년.당시 롯데) 과 선동열 (92년) 이 갖고 있던 한 게임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이대진은 완봉승을 거뒀고 해태는 4 - 0으로 승리했다.

이날은 마침 이대진의 24회 생일. 화끈한 생일선물로 자축한 이대진은 경기 후 "코너워크가 잘됐다" 며 "6연속 탈삼진 후 기록을 의식했다" 고 말했다.

김현승 기자

〈khsy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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