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후보 성토장된 국회 상임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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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당의 수도권 시.도지사 후보가 14일 국회 상임위에서 야당의원들에 의해 난타당했다.6.4지방선거를 의식한 한나라당측의 여당후보 흠집내기였다.

특히 한나라당의 '원내 대공세' 는 국민회의 고건 (高建) 서울시장 후보와 임창열 (林昌烈) 경기지사 후보 두 사람에게 집중됐다. 국방위에선 高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李會昌) 후보의 병역문제를 제기했던 장본인인 천용택 (千容宅) 국방장관을 상대로 해서인지 한나라당의 공세는 유난스레 집요했다. 박세환 (朴世煥) 의원은 高후보가 61년 고시 합격 후 62년 10월 병역법 개정을 계기로 병역면제에 해당하는 보충역에 편입됐음을 문제삼았다.

朴의원은 "高후보는 58년 갑종판정을 받은 현역입영 대상자" 라며 "학교다닐 때 입영이 연기됐어도 60년에 대학을 졸업한 高후보는 졸업 후 현역 입영을 했던지, 아니면 고시합격 후 장교복무를 했어야 했다" 고 따졌다. 朴의원은 또 "高후보의 차남도 高후보가 내무장관이었던 지난 87년 전북지방병무청에서 징집면제 판정을 받았다" 며 병적기록표 사본 제출을 요구했다.

이같은 공세에 대해 高후보측은 "당시는 5.16혁명으로 어수선할 때여서 입영통보를 받지못했고 그 후 법 개정으로 보충역에 편입됐다" 고 해명했다.보건복지위에선 林후보 문제가 불거졌다.

환란책임 시비가 아니라 林후보의 부인이 운영하는 '주 클리닉' 을 대상으로 한 특혜 의혹이었다. 김찬진 (金찬鎭) 의원은 "95년에 설립된 '주 클리닉' 이 이후 2년간 59개 업체에서 신체검사를 유치했는데 이중 36개 업체가 국민은행.금융결제원 등 모두 금융기관" 이라고 주장했다.

林후보측은 "검진전문기관인 '주 클리닉' 의 시설.장비가 더 낫다보니 업체들이 몰렸을 뿐" 이라며 "검진 사업장도 2년간 59개 업체가 아니라 97년에만 3백여개" 라고 반박했다. 국민회의측은 "선거를 앞두고 야당측이 흠집내기를 위해 국회 상임위까지 악용한다" 고 맹비난했다.

한편 산업자원위에선 국민회의 장재식 (張在植) 의원의 형 장영식 (張榮植) 한전사장 내정자를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공방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13일 산자위에서는 자민련 김칠환 (金七煥) 의원까지 호남편중 인사를 지적하자 국민회의 김경재 (金景梓) 의원이 "포철인사에 귀당 총재가 영향력을 행사한 건 세상이 아는 사실" 이라고 쏘아붙여 여권의 공조가 위험수위까지 치닫고 있음을 감지케 했었다.

박승희.신성은 기자 〈pmas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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