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기보다 투명…재벌 규제는 계속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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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사법연수생들은 대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중소기업보다 낫다고 여겼다. 하지만 출자총액제한제 등 대기업에 대한 규제엔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중앙일보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으로 지난 2주일 동안 전경련에서 '사법연수생 경제강좌' 교육을 받은 사법연수생 105명(응답자 77명)을 대상으로 기업 인식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응답 연수생의 35.1%는 대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중소기업보다 낫다고 답해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좋다(14.3%)'는 응답의 두 배가 넘었다.

그러나 대기업 오너와 대기업에 대해선 10명 중 7명꼴로 좋지 않게 생각했고 논란이 일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 지속▶집단소송제 도입▶집중투표제 도입 등에 대해선 10명 중 7~9명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연수생들은 시장경쟁 시스템엔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대형 할인점 등으로 인해 영세상인들이 어려워지는 것은 국민 경제를 위해 어쩔 수 없다(61.3%)고 여겼다. 심지어 하청 업체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을 막기 위해 대기업이 하청업체를 인수해 규모가 더 커지는 것도 '괜찮다(57.3%)'고 답했다. 영세상인 보호를 위해 정부가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을 중지한 것도 '잘못된 일(53.9%)'이라고 응답했다.

노동문제를 보는 연수생의 시각도 유연했다. 연수생들은 기업이 불필요한 인력을 해고하는 것은 바람직하며(85.5%), 한번 채용한 직원을 끝까지 책임질 필요가 없다(90%)고 답변했다.

한편 기업의 목적은 '기업의 이익과 발전'이란 응답(54.3%)이 가장 많았으며, 기업의 이윤 극대화는 국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한다(83.1%)고 답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황인학 연구조정실장은 "미래의 법조인이자 여론 주도계층으로 활동할 사법연수생들이 기업의 역할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영욱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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