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버그]외국의 대처현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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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2월 미국 클린턴행정부가 백악관에 대통령 직속으로 특별대책위원회를 설치한데 이어 상원도 지난 27일 특별위원회를 두었다. 미 정부가 이처럼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Y2K가 전세계 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정도의 강도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문회사인 도이체 모간 그렌펠은 미국의 경우 내년에 최소 2천4백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소프트웨어 수정 비용이 들어 예상 경제성장률이 0.3% 정도 하락하고 2001년에는 성장률이 예상치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내년 1월을 목표로 금융기관의 각종 시스템점검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아래 최근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도쿄증권거래소도 이미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는 유럽단일통화 '유로' 의 도입으로 인해 Y2K에 신경쓸 여유가 없고 아시아는 금융위기에 빠져 손대기도 힘든 형편이다.

미 FRB는 Y2K문제를 해결할 시간도 없고 전문인력도 부족해져 결국 새로운 금융원가압박 요인으로 작용, 세계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투자회사와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도 적지 않다. 미국의 투기자금들이 내년 12월부터 2000년 3월 사이에 이자가 크게 오를 것에 대비, 이때 만기인 각종 금융상품의 매집에 들어갔다.

대형보험사들은 Y2K로 큰 손해가 났을 때 이를 보상해줄 각종 보험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또 Y2K로 인한 손해배상을 둘러싸고 각종 송사가 줄을 이어 미국서만 1조달러이상 규모의 소송시장 (?) 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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