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Really?] 알레르기 있더라도 음식은 가리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Q 자녀에게 천식·비염·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나면 많은 부모가 채식·선식·유기농 식품을 고려한다. 심지어 숯에도 기대를 건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A 알레르기 질환이 있더라도 음식은 가리지 않고 먹이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돼지고기·땅콩·우유·계란·생선·밀가루 등을 먹은 뒤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켰다면 해당 식품만 빼고 먹이면 된다. 전체 어린이 알레르기의 10∼15%(단 아토피 피부염 원인의 약 40%는 식품)만이 특정 식품이 원인이다. 나머지는 집먼지진드기·곰팡이·꽃가루 등이 원인이다.

고기 등 단백질을 식단에서 완전 배제하고 채식동물처럼 키우는 것은 손해 막급한 일이다. 아이가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없어서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일반 아이보다 자라서 키가 작기 쉽다. 밤에 많이 긁어서 야간에 왕성하게 나오는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데다 단백질·육류 섭취를 꺼려 영양이 부족한 탓이다(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

선식만 먹이는 것도 문제다. 아기가 보채지 않으므로(배가 불러서) 부모는 마음을 놓기 쉽다. 그러나 수수·조 등 탄수화물로 구성된 선식만 먹으면 지방·단백질 등 성장과 지적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할 수 없다.

숯을 먹이는 것도 백해무익하다. 숯은 영양소가 없는 탄소 덩어리다. 숯이 공기 정화 등에 유익하다는 것은 인정되지만 알레르기 치유를 돕는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는 없다.

알레르기 환자가 유기농·천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농약·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식품, 보존료·색소 등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은 천연 식품은 알레르기 치료에 분명 유익하다. 그러나 알레르기로부터 완전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으면 유기농으로 키운 닭이 낳은 계란을 먹어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Really? 기사 더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