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700 전화퀴즈로 엉뚱한 돈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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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갓김치의 주재료가 아닌 것은?" ①갓②고들빼기③대추④돌 (HBS TV '하나로 장터' 주간 퀴즈) "영화와 주인공의 짝이 맞는 것은?" ①미션 임파서블 - 정우성②백투 더 퓨처 - 고소영③서든 데스 - 장 클로드 반담④아이큐 - 전원주 (캐치원 캡션퀴즈) 전반적인 케이블 업계의 불황 속에서 몇몇 케이블 채널 (PP) 들이 경쟁적으로 700서비스 퀴즈를 운영하는 가운데 정답이 뻔한 조악한 문제들로 10~20대 시청자들의 사행심을 자극, 장사 속을 채우려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30초마다 50원씩 요금이 가산되는 이 서비스는 퀴즈 코너를 찾아가는 초기메뉴.퀴즈.전화번호.생년월일 기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퀴즈 신청자가 전화를 들고 답을 맞혀 전화를 끊기까지 평균 2분30초~3분이 소요되며 심한 경우 4분 이상 (스포츠TV 프로야구 MVP 선발 퀴즈) 걸리기도 한다.

퀴즈를 맞히면 10여명에게 돌아가는 상품들도 주로 1만원대 모자와 도서상품권 등이다. DCN.스포츠TV등의 700서비스를 대행하는 '자유애드컴' 이 밝힌 이 채널들의 하루 통화건수는 평균 1천5백회 안팎. 한 통화마다 통화료가 평균 3백원~4백원이니 하루 평균 45만~6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 서비스는 회선을 가설한 700 대행사와 퀴즈 문제를 낸 케이블 채널들이 보통 6대 4로 수수료를 배분한다. 대행사가 한국통신에 회선을 빌려올 때 지불하는 청약료 월 8만3천원과 회선당 월 사용료 3천원을 빼면 채널에는 월 6~7백만원이 돌아가는 것이다.

자유 애드컴은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간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엔 2천여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이것은 '비수기' 인 개학 이후 3.4월의 두 배에 해당된다.

케이블만 이런 조악한 퀴즈 문제를 내는 건 아니다. SBS 일요특집 '모닝 와이드' 도 19일 알타리 무의 우리말 다른 표현을 묻는 질문에 아저씨 무, 처녀 무 등을 보기로 제시한 퀴즈를 내기도 했다.

방송위에서는 조잡한 시청자 퀴즈가 시청자를 우롱하는 처사이기는 하지만 규제를 할만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방치하고 있다는 입장. PP협의회측에서는 "700서비스를 운영하면 전화를 걸어온 시청자의 전화번호.생년월일이 남기 때문에 PP의 시청자 성향 분석 자료로 사용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황당한 퀴즈 출제로 무리하게 시청률을 올리거나 상업적 잇속만 챙기려는 행위는 케이블의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지양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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