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자업계 구조조정 본격화…수익성 낮은 사업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전자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삼성.LG.현대 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내수 부진으로 고전중인 가전사업을 축소하는가 하면 일부사업 분리와 해외이전.자회사 매각 등을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 있는 자회사에 대해서도 수익성 낮은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거나 통째로 외국기업에 파는등 구조조정에 팔을 걷어붙였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에서 취급하던 오디오사업을 중국 후이저우 (惠州) 오디오법인으로 완전 이관하고 내수용 미니 컴포넌트와 라디오카세트 등 소형 오디오 제품만 주문자상표부착방식생산 (OEM) 으로 조달키로 했다.

또 미국에 있는 컴퓨터 자회사인 AST의 PC부문 일부를 처분한데 이어 이 회사의 중국지역 판매망을 상당수 정리했다.무선통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93년 인수했던 미국의 SMS사도 최근 반도체 장비업체인 와킨슨 존슨에 약 1천만달러를 받고 팔았다.

현대전자는 PC.멀티미디어.홈오토메이션 등 4대 사업부문을 종업원 지주회사로 분리키로 결정했으며 반도체 조립부문은 미국에 있는 판매법인 칩팩사의 자회사로 개편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위성통신사업 참여준비 차 사들였던 미국 글로벌스타의 주식 6.75%를 파는 방안을 추진중이다.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현대전자의 위성사업과 멀티미디어.비메모리 반도체사업은 축소가 불가피해 향후 메모리 반도체와 이동통신 중심으로 사업구조가 재편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달초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본부가 발족됨에 따라 본격적인 구조조정 검토작업에 들어갔다.일단 캠코더 등 적자가 큰 사업을 통폐합하고 LG히타치.LG포스타 등 전자관련 합작 계열사의 지분을 팔거나 이들을 통해 해외자본을 유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에 있는 자회사인 제니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소형TV와 모뎀사업은 정리하기로 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밖에 해태전자가 수익성 낮은 5천8백여개의 제품생산을 중단한데 이어 반도체 검사장비.컴퓨터.교통수신장치 사업을 포기했으며, 동양매직도 올봄 출시 예정이던 냉장고 생산을 늦추기로 하는 등 중견 전자업체들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전자 경영지원본부 노화욱 (盧和旭) 부장은 "앞으로 주력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더욱 가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