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블루데빌 출신 가수들 15일 재건기금마련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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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3년전 홍대앞에서 강아지 한마리만 데리고 문을 연 그 여인의 카페에는 늘 음악을 하는 젊은이들로 북적거렸다.펑크밴드 천지인 인근 클럽들과 달리 개성있는 모던록이나 블루스 음악인들이 많았는데 그중엔 CCR, 미운 오리, 자우림으로 세차례나 이름을 바꾼뒤 전국적스타로 뜬 그룹도 있었고, TV카메라에 침을 뱉었던 악동그룹 삐삐롱 스타킹 멤버들도 있었다.

김광석.정경화등 이름난 블루스 뮤지션, 지금은 해산했지만 컬트적 팬집단을 거느렸던 남성듀오 유 앤 미 블루도 무대 단골 손님들이었다.이 클럽 '블루데빌' 이 언더그라운드의 산실 홍대앞에서도 유달리 스타급 뮤지션을 많이 배출한 것은 주인 이현숙 (40.여) 씨의 남다른 뮤지션 사랑에 기인했다.

그녀는 단순한 무대주인을 넘어 가수들의 음악외적 고민까지 보살펴주는 맘씨 좋은 누님 역할을 했던 것. 반면 영업에는 별 욕심을 부리지 않아 재정사정이 악화일로를 걷다 지난해 문을 닫고말았다.이를 가슴아파하던 가수들이 1년만에 재건운동에 나섰다.

오늘 (15일) 오후7시30분 대학로 라이브2관에서 수익금 일체를 블루데빌 재건기금으로 기증하는 자선콘서트를 여는 것. '클럽 블루데빌을 위한 우정의 무대' (02 - 766 - 5417)에는 자우림.정경화.김광석밴드.이한철밴드.임현정.신윤철및 삐삐롱 스타킹 멤버들이 만든 그룹 99, 유앤미 블루의 멤버 이인등이 무료출연한다.한국판 라이브 에이드의 하나로 가요계의 훈훈한 미담이 되고있는 이 자선콘서트는 젊은 가수들의 뿌리찾기로도 의미가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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