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실제경기시간을 50분대로 늘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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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최근 프로야구 관중이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 박수 쳐 줄 일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라고 생각합니다.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준다면 팬들이 다시 축구장을 찾을 것으로 믿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곽정환(사진) 회장은 K-리그가 위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곽 회장은 “현재의 위기는 정치적인 결정으로 1983년 프로축구가 출범한 태생적 한계와 취약점이 표출된 것”이라며 “각고의 노력으로 K-리그 재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곽 회장을 만났다.

-K-리그 관중이 크게 줄었는데.

“스타 선수들이 잇따라 해외로 빠져나갔고, 수원·서울 등 빅 클럽이 초반에 부진했다. 관중 집계에서 ‘허수’가 빠지면서 관중 수가 줄어든 면도 있다. 올해부터 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에 근거자료를 첨부해 관중 수를 보고하도록 했다. 그동안 관중 집계에 거품이 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관중을 다시 불러올 묘수가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력과 서비스의 질이다. 매끄러운 경기, 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 K-리그 평균 실제 경기 시간이 47분(90분 기준)이라고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54분이다. 시간 지연, 쓸데없는 파울과 판정 항의 등을 엄격히 다스려 올해 실제 경기 시간을 50분까지 늘리도록 하겠다.”

-TV에서 프로축구를 보기가 힘든데.

“현행 방송법상 스포츠가 오락 장르에 속해 있어 시간이 긴 스포츠 중계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프로야구·농구·배구 단체장과 공동으로 스포츠를 독립 장르화하는 방송법 개정에 힘쓰겠다. 그리고 광고가 많이 붙는 A매치 중계를 하려면 K-리그를 일정 경기 수 이상 중계하도록 방송사와 협의하겠다.”

-타이틀 스폰서도 아직 해결을 못 했는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가 프로축구 모든 이벤트를 후원했는데 사실 부담이 많았다. 앞으로는 이벤트별로 스폰서를 찾아야 한다. 올해는 컵대회, 올스타전은 해결을 했고, 정규리그는 플레이오프(6경기)만 떼어내 후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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