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왜 비료 절실한가]"비료가 곧 식량" 사정 다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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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비료가 막혔던 남북 당국간 대화의 물꼬를 텄다.거듭되는 식량난 속에 올해 농사를 망치지 않으려는 북한의 안간힘이 느껴진다.

'비료가 곧 식량' 이라고 인식하는 북한으로서 달리 선택이 없었던 것이다.농업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적기에 비료를 원활하게 공급할 경우 2~3배 이상의 식량증산이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김운근 (金운根)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비료 필요량은 약 2백만t이지만 생산량은 50만t을 밑돈다" 고 추정했다.북한은 지난해 황해.평남도 등 곡창지대에 '복합미생물 비료공장' 60여개를 세우고, 농민들에게 퇴비증산을 독려했지만 수요를 메우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은 파종기를 앞두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현대. '옥수수박사' 김순권 (金順權.경북대) 교수 등 여러 민간경로를 통해 비료지원을 다급히 요청했다.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이 당국간 대화에 나오면 대북 (對北) 농업지원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비정부 사이드의 물밑 움직임을 통해 남북한 당국의 입장조율이 이뤄져 결국 비료지원을 논의할 수 있는 당국자회담에 이르게 된 것이다.북한의 비료 요청량은 20만t으로 약 20만정보 (6억평)에 시비 (施肥) 할 수 있다.

정부는 국내 생산비료 약 30만t이 재고로 있는 만큼 지원물량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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