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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바겐세일 새풍속도, 이윤 줄이고 서비스 극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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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품.사은품을 따로 마련할 비용은 없다.대신 몸으로 떼우는 서비스만은 어느 때보다 극진히 하자. 지상과제인 현금확보를 위해 마진폭은 희생해도 좋다.' 3일부터 본격화되는 서울시내 백화점의 봄정기 바겐세일은 마치 이런 약속이라도 한 듯하다.

◇ 상품 = 롯데백화점 입점업체들의 세일 참여율은 90%선을 넘어섰다.할인율도 20% 미만은 찾아보기도 어렵다.브랜드력이 떨어지는 여타 백화점들은 더 심하다.노 세일을 고집했던 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손을 들었고, 할인폭도 과거보다 1.5~2배쯤 커졌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S브랜드의 영업부장 (46) 은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상당폭의 가격거품을 걷어냈지만 IMF한파로 현금 부족난이 심해졌기 때문" 이라고 풀이했다.백화점별로 특화된 재고.기획 상품이나 식품류는 대부분 마진율 15% 미만이어서 판매 비용조차 건지기 힘들다.

삼성플라자의 수입가전 기획품, 미도파의 꽃게.딸기.라면 등이 그런 예다."재고품도 입맛에 맞는 건 이미 대부분이 땡처리 시장에서 소화된 뒤여서 백화점끼리 상품구입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원가가 높아졌다" 는 설명이다.특히 그레이스의 경우 '정오 이전이나 오후 8시 이후 고객과 금모으기 운동 참여자, 신촌지역 대학생들에게 5~10% 추가 할인' 까지 해주고 있다.

◇ 이벤트 = 예전과는 달리 상품 구입과 무관하게 선심을 쓴 곳은 별로 없다.경방필이 Y셔츠를 무료 세탁해주고 현대백화점이 가족사진 선발대회를 통해 청소기.이불세트를 증정하는 정도에 불과하다.자동차.해외여행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던 것과는 딴판이다.

사은품도 3일 개점하는 LG구리점만 예전 수준으로 제공한다.그랜드백화점은 12일까지의 영업이익 중 1%를 실업대책 기금으로 내놓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서비스 = 관리직을 포함한 전 임직원이 고객의 쇼핑백을 들어주고 주차 안내까지 하는 녹색조끼 도우미 (그랜드).불량상품을 방문 회수하는 (애경) 등 몸으로 떼우는 서비스는 어느 때보다 철저하다.또 음식맛이 없거나 판매원이 불친절할 경우 돈을 받지 않겠다는 곳 (신세계) 도 있고 유효기간이 지난 식품을 발견한 고객에게 상품가격의 5배를 보상한다 (애경) 고 약속하기도 했다.

영업시간 연장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애경은 오후 9시, 그레이스는 10시까지로 영업시간을 늘였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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