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통신원 리포트]"땡제품 흠집·상표 꼼꼼히 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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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도업체들의 물건을 한 곳에 모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이른바 '눈물의 땡처리장' 행사가 도처에서 열리고 있다.'유명업체들의 물건을 90% 싼값에 처분한다' 며 주부들을 유혹하는 '땡처리장' 을 본지 주부통신원들이 찾아가 과연 좋은지 아닌지를 알아봤다.

우선 염두에 둘 일은 행사장소와 주최측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 유명백화점에서 하는 행사니 '믿을만하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또 광고와는 달리 시장제품이나 하자 상품, 케케묵은 재고상품 등도 많고 할인율도 차이가 난다고. 게다가 안내하는 종업원이 부족하고 옷을 입어볼 장소도 없는데다 환불도 안돼 '쓸데없는 충동구매' 를 할 경우 후회하기 쉽다고 통신원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 쁘렝땅백화점 3~5층에서 3일까지 열리는 행사에는 나산.엘칸토.한주통상등 1백여업체의 의류.장난감.잡화등 5백만점이 진열돼 있다고 하나 광고와는 달리 90% 할인제품은 거의 없는셈. 심지어 6년전 상품까지 마구잡이로 섞여있다고. 사람과 물건이 몰려 비좁은데다 공기가 탁하고 음악은 시끄러워서 마음잡고 쇼핑하기는 어렵다.

옷을 입어보는 피팅룸이 없으므로 자신의 칫수를 미리 잘 알고 가야한다 (정승혜) . 서울 아크리스백화점 신관 2~4층에서 19일까지 열리는 '땡처리' 행사는 남녀및 아동복과 스포츠웨어.화장품등이 주종. 취급상품의 70%정도는 유명브랜드, 나머지는 시장제품이다.그러나 유명브랜드 상품은 평범한 것보다 튀는 색상.디자인등이 많고 시장제품도 시장보다 그리 싸지 않았다고. 또 일부 유명브랜드의 이름을 도용한 것, 비슷한 명칭이어서 착각하기 쉬운 것들도 있어 상표를 과신하는 것은 금물 (김혜영) . 간헐적으로 '땡처리' 행사가 열리는 서울 반포 뉴코아백화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쩔수 없어 싼값에 넘기는 듯한 선전과는 달리 자칫 싸구려 물건을 제값에 사오는 낭패를 겪기 십상이다 (최은령) . 일산뉴코아매장에서 23일까지 열리는 '눈물의 부도대처분' 행사는 2002 월마트라는 업체가 입주상인을 모집해 주최한 것. 일부 유명의류업체등 7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나 시장제품도 많다.

평균 할인율은 70~80%로 높지만 정상가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박영희) . 명동 메트로미도파 매장 5~6층에서 9일까지 열리는 행사는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고 옷도 잘 정돈한 것이 많았다.

신원.베네통.제일모직등 1백여업체의 의류.지갑.벨트.가방등 3백만점이 할인율 50~70%선에 나와있는데 할인된 가격표시가 없어 일일이 물어봐야하는 고충이 크다 (정승혜) . 5일까지 효창운동장에서 열리는 '중소기업 우수상품및 농수산물 대축제' 에는 의류와 가구.생활용품외에도 농수산물시장도 열려 가족나들이 삼아 들려볼 만하지만 일부 농산물가격은 시장보다 저렴하지 않다고. (박완정) . 이외에도 서울 강서구 보건소옆 단층건물에 자리한 퍼시픽이코노는 수시로 열리는 전문 땡처리매장. 그러나 일반인이 가서는 주최가 어딘지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는지, 행사가 언제 끝나고 시작하는지 오리무중이라 물건구입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돈아통신원) . '땡처리장' 을 방문한 주부통신원들은 ▶매장이 매우 번잡하니 간단한 차림으로 소지품에 유의할 것 ▶어린이를 대동하지 말 것 ▶살 품목을 미리 정해 그 물건만 집중적으로 살필 것을 권했다.

정리 = 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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