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첫 해외나들이 '알뜰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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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세계 최고급 와인 대신 국산 포도주를 준비하고, 일반 출장 공무원을 동승시킨다' .

4월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첫 외유에 나서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특별기가 IMF 절약형으로 운행된다.

대통령 의전팀은 28일 어려운 국가경제 형편을 고려해 이번에 사용할 특별기를 초절약형' 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기내 승무원도 18명에서 12명으로 줄이고, 다른 공무수행을 위해 런던으로 출장가는 공무원 30명을 특별기에 탑승시켜 비행기삯을 아끼도록 했다.

특히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기내식. 당초 메뉴는 '대식가 (大食家)' 이자 '미식가 (美食家)' 로 소문난 金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만찬 (晩餐) 의 경우 민어매운탕.소고기 인삼산적.영광굴비구이.털게찜 등 12가지의 반찬이 준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용절감 방침에 맞춰 대통령은 퍼스트클라스급으로, 수행원은 이코노미급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식탁에는 갈비찜.도가니탕.장어구이 등 10여가지 주메뉴중 하나와 3~4가지의 간단한 반찬만 오르게 된다.

또 93년 부르고뉴산 코통 샬르마뉴, 88년산 동 페리뇽, 발렌타인30년 등 최고급으로 준비됐던 주류도 마주앙과 보통 양주로 교체됐다.

이같은 알뜰작전으로 절약되는 돈은 60만~70만달러. 과거 특별기 임차비용의 40% 수준이다.

이상일.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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