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유통업계 자사직원 내세워 광고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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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외부 모델이 대역이라면, 현장에서 뛰는 직원은 실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내 모델을 쓰면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고, 유명인 모델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모델료가 싸죠. "

광고에 자기 회사의 직원들을 내세우는 '사내 모델' 예찬론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사내 모델의 시조는 스튜어디스를 내세운 항공사들. 이밖에도 간혹 사원들을 모델로 쓰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IMF 관리체제 이후 상황이 다르다.

비용절감을 위해 사내 모델을 활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체와 백화점들은 인기 연예인 뺨치는 용모의 '공짜' 출연진 구축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LG패션은 봄.여름 시즌 타운젠트.티피코시 광고에 디자이너.디스플레이어.영업사원.비서.MD (상품기획자) 등 9명의 사내모델을 내세웠다.

20~30대 신사복 브랜드인 타운젠트의 경우 지난해 가수 박진영씨 (6개월간 1억2천만원)가 전속모델이었고, 영캐주얼인 티피코시는 바네사메이 (필리핀).김건모씨가 간판 역할을 해왔다.

"출연료야 식사를 얻어먹은 게 전부죠. 그렇지만 '이건 내 회사 내 작품' 이란 애착을 갖고 만든 광고인데다 소비자도 인기 탤런트가 아니라 일반인에게 어울리는 상품이란 걸 느낄 수 있으니 일석삼조 (一石三鳥) 인 셈이죠. " 타운젠트 상품기획자로 광고모델이 된 현상민 (玄尙旻.28) 씨의 얘기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도 안내원 3명과 판매사원 2명을 모델로 뽑아 3월 전단광고에 내세우고 있다.

모델료는 촬영 다음날 하룻동안 특별휴가를 주는 것으로 때웠다.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탤런트 뺨치는 직원들이 백화점에 근무하고 있고, 고객들이 직접 그런 인물들로부터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미스 갤러리아' 를 내세웠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삼성플라자 분당점.그레이스백화점 등도 직원이나 직원가족 중 참신하고 친근감을 줄 수 있는 전속모델을 선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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