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금융·비금융 규제 모두 동원해 반드시 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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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증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투기에 대해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윤 장관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부동산 문제이며 투기 재발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주택가격과 거래량, 주택담보대출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투기 조짐이 보이면 금융·비금융 규제를 모두 동원해 반드시 잡겠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2월 취임 이후 석 달 동안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강조해 왔다. 그런 윤 장관이 부동산 투기에 대해 경고한 것은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0.1%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상승한 것이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재건축 아파트는 올 들어 13.36%나 올랐다. 또 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청약이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여기에 800조원에 이르는 단기 부동자금이 대기 중인 것도 불안 요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아 정책 기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일부 지역에 투기 조짐이 보이는 것도 사실인 만큼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강남 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하는 것을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해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 중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폐지 법안도 정부가 나서서 통과를 재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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