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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외판원은 잊고, 오페라 가수로 기억해 주세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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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호 06면

“엄청난 일이 내게 일어났으니, 다른 사람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볼품없는 외모의 휴대전화 외판원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변모한 폴 포츠(39)의 격려는 힘이 셌다. 그에게 큰 기회를 안겨준 영국의 스타 육성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제2의 폴 포츠’를 꿈꾸는 숨은 진주들이 끊임없이 모여들더니, 최근 놀라운 재능을 가진 또 한 명의 스타 수전 보일이 탄생했다. 폴 포츠라는 인물에게 쏠린 세계적인 관심을 생각한다면, 1집 음반 ‘원 찬스(One Chance)’가 거둔 성공은 당연한 것이었다. 2007년 나온 포츠의 1집은 한국에서만 7만 장, 전 세계적으로 400만 장이 넘게 팔린 ‘블록버스터’가 됐다.

폴 포츠 2집 팝오페라 앨범 ‘열정’

폴 포츠 1집에 대한 대중의 환호가 ‘벼락 성공’을 거둔 한 인물에 대한 환상이 덧씌워진 결과였다면, 최근 발매된 2집 ‘열정(Passione)’(소니뮤직)은 가수로서 그가 가진 진정한 잠재력을 시험하는 음반이라 하겠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 후 급하게 만들어져 다소 허술했던 1집과 달리, 1년여의 시간을 들여 완성된 새 앨범은 선곡과 연주 등에서 한층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일단 그의 호소력 있는 가창력이 빛나는 클래식 넘버들이 눈에 띈다. 타이틀곡 ‘일 칸토(Il Canto)’는 폴 포츠가 가장 존경하는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그리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바꿔 놓은 ‘노래(일 칸토)’라는 존재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 쇼팽의 이별곡 ‘슬픔’, 오페라 ‘토스카’의 ‘별은 빛나건만’ 등은 가수가 되기 전부터 폴 포츠가 즐겨 불렀다는 ‘내 인생의 노래들’이다.

이탈리아어로 바꿔 부른 팝 명곡들은 가수 폴 포츠에 대한 친근감을 더한다. 로버타 플랙의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 유어 페이스’(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테마곡 ‘어 타임 포 어스’(A Time For Us) 등을 자신만의 클래식한 창법으로 색다르게 소화했다. 특히 소프라노 헤일리 웨스튼라와 함께 부른 세라 브라이트먼의 ‘데어 포 미(There For Me)’는 이 음반의 백미.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훌륭하다.

폴 포츠는 2집을 녹음하면서 “직업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감격했다 한다. 그가 세상에 던진 희망의 크기만큼, 그의 꿈같은 여정도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파라마운트사에서 그의 인생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고 있는가 하면, 2집 앨범 발매를 기념한 월드투어 공연도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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