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원, 기혼 대학원생 위해 캠퍼스에 '어린이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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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 처음으로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학내 '어린이 방' 설립이 추진돼 눈길을 끌고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이하 과기원) 대학원생회에 따르면 오는 2월 중순 학교내 학생회관 2층에 어린이 방을 열기로 했다는 것. 기혼인 석.박사과정의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이 어린이 방은 1월말 현재 대학원생 12가족이 참여, 16명의 원아를 모은 상태다.

어린이 방의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새 교내 대학원생들의 결혼이 크게 늘어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고 설립동기를 밝혔다.

과기원에는 주로 20대 중.후반인 박사과정생 2천5백여명을 포함 4천3백여명의 대학원생이 재학중이다.

이중 기혼자는 약 2백명 규모. 어린이 방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한 대학원생은 "정식 유아원은 설립 절차가 복잡해 부모들이 품앗이로 아이 교육을 맡기로 했다" 고 전했다.

그동안 어린이 방 설립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적정한 지원 규정이 없어 고심했던 학교측은 20평규모의 장소제공으로 부담 (?) 을 덜게 됐고, 돌아가며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은 보육료 없이도 (간식비는 별도) 아이를 맡길수 있게 돼 '누이좋고 매부 좋은' 셈. 과기원의 이번 어린이 방 설립은 기혼자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진 전국의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과기원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던 서울대는 지역주민과 대학원생.교직원등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학내 어린이 집을 오는 3월2일 개원한다.

5백평규모로 서울대 내에 건립된 이 어린이집은 생활과학대학 부속 유아원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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