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해야 불황 안탄다" 대형슈퍼마켓 잇단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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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불황으로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죽을 쑤는 속에서도 할인점은 그런대로 재미를 보자 대형 슈퍼마켓등이 잇따라 업태를 할인점형태로 바꾸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들도 일부 매장 운영을 할인점으로 바꾸면서 매장면적 수백평 규모의 중소형 할인점들이 새로 생기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해 할인점인 E마트 사업부문의 매출 신장률이 백화점 쪽보다 무려 7.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점한 인천점을 제외한 본점.영등포.미아.천호.광주점등 5개 신세계백화점 점포의 지난해 매출은 1조3천7백98억원으로 전년도의 1조2천7백80억원에 비해 8% 신장했다.

그러나 창고형 할인점인 E마트의 경우 창동.일산.안산.부평.분당.제주등 6개점의 지난해 매출은 6천6백62억원으로 96년도보다 57.5% 늘었다.

특히 할인점 매출은 국제통화기금 (IMF)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다른 할인점들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자 대형 슈퍼마켓뿐 아니라 일부 백화점들이 매장 운영방식은 물론 이름까지 'xx마트' 와 같이 바꾸고 있다.

뉴코아백화점은 서울지역 2백~5백여평 규모의 슈퍼마켓인 뉴마트 6곳을 할인점인 킴스클럽으로 상호로 고쳤다.

킴스클럽 관계자는 "할인점은 반드시 커야 한다는 인식을 버리고 중소형 규모의 할인점을 많이 만들기로 했다" 고 말했다.

지난해 문을 연 경방필백화점의 필마트는 백화점옆 공장건물을 개조, 매장면적 3백여평에 2천여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필마트 김담 (金潭) 사업부장은 "백화점과 제품.가격 차별화를 통해 할인점의 특성을 살렸다" 며 "IMF이후 오히려 잘돼 하루 3천5백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중소형 할인점이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2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할인점은 대형할인점보다는 가격경쟁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일반 슈퍼보다는 값이 평균 10%정도 싸면서도 소단위 포장에 구매빈도가 높은 1차식품 중심으로 상품회전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이런 소형할인점들이 곳곳에 생겨나자 바싹 긴장한 곳은 대형 슈퍼마켓들. 그래서 해태슈퍼마켓은 부실점포를 정리하고 '해태마트' 라는 소형할인점으로 업태를 바꿨다.

LG수퍼마켓도 이름을 'LG마트' 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상호는 그대로 둬 기존 슈퍼의 특성을 살리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가격차별화를 통해 준할인점 형태로 나가기로 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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