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오르는 지방선거 열기…거물급 전·현직 의원 잇단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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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방선거 (5월7일) 열기가 공직자 사퇴시한 (2월6일) 과 설 연휴를 앞두고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전.현직 국회의원 등 거물급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는가 하면 출마를 염두에 둔 고위 공직자들이 들썩거리고 현직 단체장들은 '세 (勢) 과시' 를 위한 시정연설회를 갖는 등 예비후보들의 힘 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다른 후보에 앞서 자신을 홍보, 소속 정당내 공천 및 설 연휴중 형성되는 여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출마선언 = 한나라당 이상희 (李祥羲) 의원은 23일 주민토론회에서 “부산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학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는 말로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설연휴 앞서 勢과시 김광일 (金光一) 청와대 정치특보는 지난주 '김광일 부산시장만들기 운동본부' 를 냈으며, 김형오 (金炯旿).권철현 (權哲賢) 의원도 지구당 당직자들에게 시장 출마를 내부적으로 선언했다.

대선 직전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의익 (李義翊) 의원은 최근 “사전에 대구시장 공천을 약속받았다” 는 말로 출마의사를 확실히 밝힌 상태. 송석찬 (宋錫贊) 대전시 유성구청장은 충청지역 현직 단체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8일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원웅 (金元雄.한나라당) , 전 연기군수 한준수 (韓峻洙.국민회의) 씨가 22일 각각 대전시장.충남지사 출마의사를 밝혔다.

국민회의 안동선 (安東善) 부총재는 지난 21일 “40년 정치인생의 종착역으로 알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서겠다” 며 출마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경기도내 대학교수 60여명으로 구성된 경기사회연구소는 23일 이달순 (李達淳) 수원대 산업경제대학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의했다.

충북지사직에는 이원종 (李元鐘) 전 서울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결심을 했다” 며 22일 한나라당을 탈당, 배수진을 친 가운데 자민련 구천서 (具天書) 의원도 이날 측근을 통해 출마의 뜻을 비쳤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 충북도지부는 이용희 (李龍熙) 부총재를 지구당위원장들의 추대형식으로 여당 단일후보로 내세워 열기를 뿜고 있다.

경남도에서는 한나라당 하순봉 (河舜鳳) 의원이 자문교수단 구성으로, 자민련 배명국 (裵命國) 부총재는 선거사무실를 마련함으로써 출마가 기정사실화됐다.

또 지난번에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에 출마했던 신두완 (申斗完) 씨는 22일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 공직사퇴.행정공백 = 송하철 (宋河徹)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익산시장 출마를 위해 지난해 12월 이미 사표를 냈다.

광주지역의 경우 행정부시장.정무부시장 등 5명이 순천시장 출마 등을 위해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에서도 손기정 (孫琦晶) 정무부지사 등 본청 국장급 및 부시장.부군수 7~8명이 출마를 위해 국민회의측과 다각적으로 접촉중인데 사퇴시기만 남겨놓은 상태다.

사퇴후 행정공백 우려 이밖에 전북도의 P국장, 대전시의 L국장 등 상당수 시.도청 국장급들이 조만간 사표를 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잇따른 공직 사퇴로 인한 행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지역의 경우 행정부시장 등 고위 간부 5명과 시의원 6~7명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광주지하철공사 등 대형 건설사업의 계속 추진여부와 각종 조례 개정.추경예산안 심의 등이 뒷전으로 밀려있는 상황이다.

◇ 치적 홍보 = 진주.마산 등 대부분의 시.군에서는 새해들어 '시정설명회' 란 이름으로 주민을 동원, 선심성 정책과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혁규 (金爀珪) 경남지사의 경우 지난 20일 경남도청 도민홀에서 1천여명의 도민들을 모아놓고 '민선자치 4주년 기념 - 도민 TV 대토론회' 를 여는 등 세 과시에 나서 빈축을 샀다.

IMF한파로 주민 냉담 서서히 가열되고 있는 지방선거 분위기에 대해 주민들은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인해 주민들이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며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합쳐야 할 시점에 정치인들이 지역현안 해결은 등한시한 채 선거준비에만 매달리고 있다” 고 비난했다.

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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