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 김수영 '눈'
김수영의 언어는 때로는 돌팔매이고 때
로는 함부로 침뱉기다. 그래서 그의 언어
에는 허식이 없다.
왜일까? 정신의 푸름 때문이다. 젊음
때문이다. 숨찬 시구의 반복조차 신명난
다.
시인적인 너무나 시인적인 김수영. 그
의 도발적 정신이 눈 내리는 계절의 정신을 일깨운다.
세상이 아프고 환하다.
<고은>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