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를 향하여” 지자체들 아름다운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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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네오빌아파트에 사는 최성님(46·여)씨의 3월 관리비 고지서에는 전력 사용량 176㎾h, 온실가스 배출량 74.6㎏, 이산화탄소(CO2) 상쇄 식재량은 43.8그루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상쇄 식재량은 배출된 만큼의 CO2를 흡수(상쇄)하려면 나무 몇 그루를 심어야 하는지를 말한다. 안산시에 있는 65개 아파트 단지 4만5000가구도 이와 비슷한 고지서를 받는다.

안산시청 직원들이 시청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72㎾ 규모인 이 시설은 시청 전력의 3%를 공급한다. [안산=김도훈 인턴기자]

최씨는 “고지서에 CO2 배출량과 식재량이 표시돼 CO2를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목표치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경각심이 생기면서 지난해 초에 비해 연말에는 전기를 15.4% 절약했다. 한 달에 25㎾h를 아꼈다.

절약 노력을 인정받아 최씨는 ‘에버그린 환경인증제’에 따라 2만2000점을 받았다. 블루 등급이다. 환경인증제는 안산시가 2007년 도입한 제도다. 시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인증 포인트로 시민들이 친환경상품·문화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증제로 절약한 전기도 적지 않다. 안산시민들은 2007년에 비해 지난해 63만9946㎾h를 감축했다. 전체 전력 사용량의 2.6%. 177가구가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CO2 271t을 줄였다.

안산시는 2006년 시청 옥상에 72㎾ 규모의 태양발전판을 세워 청사에서 쓰는 전기의 3%를 얻고 있다. 안산시는 그린 시정을 더 확대하기 위해 28일 본지가 시행하는 CO2 줄이기 캠페인 ‘지구를 위한 서약’에 참여했다. 우선 2006년 시작한 700만 그루 나무 심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말까지 144만여 그루를 심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올해 말까지 단원구 선감동 인근에 750㎾ 규모의 풍력발전기 3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공동주택단지 보안등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교체할 방침이다. 여기에 참여하면 비용의 50%를 받을 수 있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시화호 권역을 풍력·조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만들어 안산시를 녹색성장 도시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구를 위한 서약’에 동참한 전남 순천시는 2010년까지 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순천시는 2007년 1월 ‘300만 그루 나무 심기 추진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이달까지 387만 그루를 심어 목표치를 초과했다. 시내 선거관리위원회 인근에는 느티나무를 비롯해 2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570㎡ 규모의 숲을 만들기도 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2010년까지 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순천시는 2020년까지 자전거 수송분담률을 50%까지 끌어올려 전국 1위의 생태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노 시장은 “우리 시가 선도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생태도시를 만들 예정”이라며 “우리의 경험을 다른 지자체에 전파하기 위해 지구를 위한 서약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11일 순천만 갈대 습지를 찾는 흑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서식지 내 전봇대를 뽑았다.

안산=강기헌 기자,사진=김도훈 인턴기자

◆‘지구를 위한 서약’ 캠페인 참여하려면=온실가스 줄이기를 지속적으로 실천하실 의사가 있는 개인·지역주민단체·사회단체·지방자치단체·기업에서 메일(envirepo@joongang.co.kr>)이나 전화(02-751-5444)로 온실가스 줄이기 계획을 알려 주시면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기존 서약자=포스코, 서울 수유2동 현대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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