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IMF 몸사리기…외제차·담배·운동화등 국산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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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기가수 김건모 (32) 는 최근 독일제 최고급 BMW 승용차를 팔고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구입했다.

'랄랄라 춤' 의 주인공 인기배우 박중훈 (32) 은 그동안 즐겨 피우던 미제 말버러 담배를 국산 디스로 바꿨다.

지난해 각 방송국 가요 대상을 휩쓴 인기그룹 H.O.T는 최근 미제 나이키 운동화를 벗고 대신 국산 프로스펙스를 신고 있다.

IMF 충격으로 사회 전반에 근검절약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화려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연예인들도 '몸사리기' 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연말 한 단체로부터 베스트드레서상을 받은 여자탤런트 林모 (25) 씨가 수상식장에서 "외제옷을 즐겨입는다" 고 말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기 여자탤런트 金모 (22) 씨는 최근 자기 소유의 독일제 최고급 스포츠카 포르셰와 역시 독일산인 벤츠 승용차, 소속 매니지먼트 회사가 지급한 영국산 재규어 승용차를 처분하고 대신 현대 그랜저를 구입했다.

IMF사태 이후 PC통신을 중심으로 "아무리 돈 잘버는 인기 연예인이라지만 이제 스무살을 갓넘은 젊은이가 최고급 외제차를 3대씩이나 굴리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 는 호된 질책에 시달린 끝에 외제차를 모두 처분한 것. 외국 유명 브랜드가 홍보용으로 무상 제공하는 고가 수입의류를 입고 다니던 연예인들은 외제옷을 벗고 있다.

최근 여성팬들 사이에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탤런트 金모 (29) 씨가 대표적인 경우. 그는 그동안 무료로 제공받아 입어온 이탈리아제 알마니 의상을 더 이상 입지 않는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난달 대종상 시상식장에 예년과 달리 모피옷을 입고 온 배우가 하나도 없었다.

요즘 연예인들 사이에 '자칫 IMF로 심란해 있는 국민 감정을 자극해 좋을 게 없다' 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고 말했다.

최재희·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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