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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돌아온 강병현 “김연아와 저녁식사, 감독님은 좋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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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KCC 하승진(右)과 삼성 테렌스 레더가 치열한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하승진은 20점·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뉴시스]

 허재 KCC 감독이 삼성을 잡고 피겨 요정 김연아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게 됐다. KCC는 22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홈팀 삼성을 접전 끝에 86-82로 꺾었다. 1차전에서 패했던 KCC는 이후 2연승을 거두며 전세를 뒤집었다. 허 감독은 “모기업인 KCC에서 주관하는 김연아 아이스쇼에 초청받았는데 오늘 이기면 회사에서 김연아와 저녁식사를 하게 해 주고, 지면 알아서 먹으라고 했다”며 좋아했다.

허 감독에게 근사한 저녁 식사를 마련해 준 선수는 KCC의 간판인 하승진(20득점)이나 추승균(10득점)이 아니었다. 24일 동안 13경기를 뛴 두 선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승진은 자유투 10개를 놓쳤고 두 선수는 나란히 실책을 4개씩 저질렀다.

가드 임재현과 강병현(사진)이 이날의 영웅이었다. KCC는 1, 2차전에서 삼성이 자랑하는 명품 가드진인 이상민·강혁·이정석을 상대로 고전했다. 그러나 이날은 상황이 달랐다. 허벅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뛰지 못하던 강병현이 돌아오면서다. 키가 1m93㎝로 크면서도 빠른 강병현은 삼성의 날랜 가드들을 완벽히 막았다. 삼성은 이상민(17득점)이 다득점했으나 강병현이 수비를 맡은 강혁(3득점)과 이정석(7득점)은 침묵했다. 강병현은 공격에서도 한몫했다. 삼성의 외국인 선수 레더가 펄펄 날던 2쿼터 후반 강병현이 홀로 맞섰다. 자유투와 속공에 이어 보너스 자유투까지 6점을 몰아넣었다. 이 덕분에 40-31로 몰리던 KCC는 4점 차로 점수 차를 줄인 채 3쿼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임재현도 한몫했다. 나이 서른을 넘어서면서 포인트 가드의 가장 중요한 기량인 시야가 나빠졌다고 해서 ‘임 봉사’라는 비난을 들었던 그다. 그는 어시스트 4개에 실책은 하나뿐이었다. 68-70으로 뒤지던 4쿼터 5분쯤 3점슛 2개를 잇따라 터뜨리며 팀을 구해 냈다. 임재현의 슛이 터지자 지친 듯했던 하승진도 힘을 내 슛을 성공시켰다. 임재현은 이어 상대 공을 빼앗아 칼 미첼에게 완벽한 속공 패스까지 연결시켰다. 78-70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강병현과 임재현은 11득점씩을 기록했다.

삼성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상민과 이정석의 3점슛으로 종료 26초 전 2점 차까지 쫓아갔다. 종료 25초 전 KCC의 실수로 동점 또는 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확실한 2점 슈터인 레더 대신 이규섭이 3점슛을 노리다 승부를 그르쳤다.

삼성-현대 라이벌전을 잇는 삼성-KCC의 경기여서 860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정몽익 KCC 구단주를 비롯해 여자농구 금호생명·우리은행, 여자 배구 흥국생명 선수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성호준·허진 기자


 ◆챔피언결정 3차전(22일)

삼성(1승2패) 82-86 KCC(2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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