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잇단 어닝 서프라이즈 … IT주 약진 기대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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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쇼’는 계속될까…. 1분기 실적 발표장은 연이은 ‘깜짝 쇼’로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21일 LG전자에 이어 22일에도 기업들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00% 증가해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KT&G도 해외 수출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30% 이상 늘었다. 깜짝 쇼를 맛본 투자자들은 다음 주인공 찾기에 분주하다.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은 정보기술(IT).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경우 증권사 대부분이 ‘적자 축소’를 예상한다. 최근엔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490억원과 450억원의 흑자를 전망하기도 했다. 휴대전화 부문의 실적 개선과 환율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역시 영업적자 폭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줄어들 거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22일 삼성전자(3.05%)와 하이닉스(14.83%)의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로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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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주도 주목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배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겨울방학이 있는 1분기가 성수기인 데다 ‘아이온’을 비롯한 새 게임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는 물론 비수기인 2분기에도 중국의 로열티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게임 업종은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으로 고전했던 정유업계도 1분기 실적은 희망적이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SK에너지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GS도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실적 회복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LIG투자증권 조승연 애널리스트는 “최근 정제 마진이 회복되고 있어 2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가가 오르는 건 아니다. 실적 개선이 이미 지금의 주가에 반영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따라서 주가가 최근 너무 오르진 않았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이익이 늘어날 종목이 아니라 증권사의 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적 자체보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일단 실적이 발표되면 그동안 올랐던 주가가 조정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다시 주가가 반등하려면 1분기 실적 이외의 새로운 재료가 있어야 한다. 삼성증권 이나라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일단 발표되면 1분기 실적은 지나간 재료가 되고 대신 2분기 전망에 주목하기 마련”이라며 “실적 개선이 꾸준히 이어지거나 1분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실적 발표 직후 주춤했던 LG전자 주가가 22일 3.77% 오른 것도 2분기 실적이 더 좋아질 거란 예상 덕분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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