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에 월드컵 주경기장 들어서나…새정권 의지따라 건립 결정될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200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서 서울시가 포함되면서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 건립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드컵조직위측은 지난 29일 국내 개최도시를 선정, 발표하면서 서울시에 관한 한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계획서를 제출할 때까지 '개최도시 선정을 당분간 유보한다' 는 단서를 달았다.

이때문에 주경기장이 건립되지 않을 경우 서울은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밀려나고 월드컵 개막식 또한 서울 아닌 다른 도시에서 열릴 형편이다.

◇ 추진상황 = 총리실과 서울시.축구협회등은 지난10월 2002년 월드컵을 위한 새 구장을 짓기로 하고 마포구상암동에 부지선정까지 마쳤다.

이때 최대 관심사였던 2천여억원 가량의 공사비는 정부와 서울시가 각각 30%, 나머지 40%는 문체부.축구협회.월드컵조직위 등이 부담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합의됐던 것. 그러나 최근들어 IMF한파로 3백억원을 부담키로 한 축구협회쪽이 재원부담에 난색을 표명함에 따라 주경기장 건립이 불투명하다는 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IMF한파로 내년 예산안에 책정돼 있던 5백억원의 경기장 건립비용도 내년1월 정부예산안 재심의 대상에 올라 경기장 건립은 더욱 불투명한 상태다.

예산조정의 칼을 쥐고있는 재경원은 서울에 있는 기존 운동장 시설만으로도 월드컵경기를 치룰수 있는게 아니냐는 생각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전망 = 총리실은 새해 6일로 예정된 정권인수위에 대한 보고에서 경기장 건립문제를 우선적으로 보고할 예정이다.

따라서 새 정권의 의향에 따라 예산 재심의 과정에서 경기장 예산 삭감여부가 결정되고 이에따라 건립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주경기장 건립이 불투명하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축구협회는 지난주말 부랴부랴 2백억원 정도를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바 있어 정부예산만 책정되면 경기장은 건립쪽으로 결론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최근 정권인수위측도 "국가위신이 있는 문제이니만큼 지어야하지 않겠느냐" 는 의견이어서 이같은 관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측은 축구협회측이 부담액을 내지못할 경우 40% 부분은 민자유치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자유치를 할 경우 국내 유수의 재벌회사들로부터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받아놓은 상태" 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암경기장이 건립될 경우 이곳에서 개막식과 3, 4위전을 치루고 뚝섬에 짓고 있는 구장과 잠실경기장등에서는 각각 예선전 2~3경기씩이 치러질 전망이다.

◇ 문제점 = 문제는 경기장을 반드시 지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 경기장 건립 반대 여론은 ▶주경기장 건립이 LG 뚝섬 돔구장과 중복투자이며 ▶국가부도위기라는 벼랑끝에서 잠실구장과 돔구장만으로 치룰수 있는 경기를 위해 굳이 또다른 다목적 구장을 지어야하는가를 지적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환율폭등을 비롯 원자재값의 급등으로 공사비용이 최소 30%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건립이후 운동장 활용이 저조할 것이 뻔해 연간 20~3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어떻게 감당해 나갈지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반해 1백년만에 한번 올까말까 하는 경기 개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축구계로서는 경기장은 반드시 지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서울시는 개최도시로 선정된 이상 당장 기본설계를 위한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서울시는 이러한 작업이 재원문제와 상관없이 무조건 서울시가 경기장을 짓겠다는 의지로 오해될까 걱정하는 눈치다.

여하튼 월드컵 주경기장 건립은 대통령 당선자의 의향에 따라 내년 6일이후면 건립여부가 드러나고 역사적인 월드컵 개막식을 서울에서 보게될 것인지의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문경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