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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윤소정,연극 '그 자매…' 공동 주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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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쉰세살 동갑내기 손숙.윤소정 두 스타가 25년만에 한 무대에 서는 연극이 세밑무대를 장식한다.

30일부터 98년 2월1일까지 동숭홀에서 공연될 스릴러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원제 Whatever Happened to Baby Jane?) .4년전 지금의 학전 블루에서 손숙.박정자 주연으로 공연됐던 작품이다.

미국작가 헨리 파렐 원작인 이 작품은 왕년에 잘 나가던 스타였던 두 자매 블랜치와 제인 이야기다.

애증과 질시로 얽힌 두 자매의 말년 풍경을 그린다.

마치 얼마전 인기TV드라마였던 '신데렐라' 와 비슷한 모티브랄 수 있다.

때문에 '신데렐라' 방영당시 '표절' 공방도 없지 않았다.

이 작품은 지난 62년 베티 데이비스와 조안 크로포드가 주연한 영화로 일찍 유명세를 탔다.

두 자매간 갈등과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돋보였던 영화. 그런데 최근들어 이 고전이 평소 앙숙관계로 비쳤던 명우 (名優) 소피아 로렌 (70) 과 지나 롤로브리지다 (63) 주연작으로 이탈리아에서 리메이크 준비중이란 소식이다.

이 두 노배우의 첫 만남처럼 손숙과 윤소정의 공연은 한국판 소피아와 지나의 오랜만의 만남 격이 됐다.

두 사람은 72년 명동 국립극장 시절 '환상여행' (차범석 작.이기하 연출)에 함께 출연했었다.

이번 '그 자매…' 에서 손숙은 하반신 불구의 언니 브랜치 역을, 윤소정은 광기의 화신 제인 역을 맡아 영화 '올가미' 에 이어 다시 한번 사이코 연기에 나선다.

손 (김성옥).윤 (오현경) 두사람 모두 남편이 배우인점도 같다.

또한 이 연극은 여성파워의 결집체다.

'거물급' 출연자에다 개작.연출자가 모두 당대를 대표하는 여성들이다.

정복근 (극작).한태숙 (연출) 은 오래전부터 콤비플레이를 펼치며 독특한 '장르 연극' 을 구축하고 있다.

언뜻 배타성을 드러내긴 하나 '나, 김수임' 등 이들의 히트작을 보면 지향점이 읽힌다.

의상 (최보경) 과 음악 (한영애) , 그리고 30.40년대 미국의 재즈와 블루스곡을 노래할 재즈가수 박성연의 등장도 이채롭다.

이같은 풍부한 화제거리가 과연 빅히트로 연결될 것인가.

연출자 한태숙은 "치밀한 심리극으로 승부를 걸겠다" 고 했다.

그녀는 또 여성이 질시와 한을 품을 때, 그 엄청난 파멸의 결과를 소름끼칠 듯한 오한 (惡寒) 의 몸짓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승패는 손.윤 두 사람의 앙상블 연기에 달려있다.

공연시간 화.수.목.금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7시30분, 일.공휴일 오후 3시.6시 (월 쉼) .02 - 720 - 3985.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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