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경자동차 내달부터 직상륙…25개품목 수입선다변화 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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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내년 1월부터 1천㏄이하 경 (輕) 승용차.경승합차와 중소형 오토바이, 콤팩트 디스크 플레이어 (CDP) , 아날로그.디지털 겸용시계 등 25개 품목의 일본제품이 자유롭게 국내에 수입된다.

일제 경승용차.오토바이의 경우 최근의 원화 가치 폭락으로 국산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크게 뒤지고 있어 국내에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세계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안정되고 국내 유통망만 갖춰진다면 일부 모델은 국내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도 이들 품목의 대일 수입이 장기적으로 국내 경차시장의 판도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강구할 움직임이다.

통상산업부는 21일 세계무역기구 (WTO)에 통보한 수입선다변화 운영일정에 따라 25개 품목의 수입선다변화를 내년 1월1일부터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본제품의 국내 직수입을 막는 수입선다변화 품목은 1백13개에서 88개로 줄어들게 된다.

통산부는 2000년 1월부터 수입선다변화제도를 완전폐지한다는 방침 아래 내년초 국제통화기금 (IMF) 실무협의단과 세부 해제일정을 다시 협의할 계획이다.

◇ 1천㏄이하 경승용차 = 국내에서는 대우 티코.현대 아토스가 시판되고 있으며 내년초 대우가 'M - 100' 이란 신모델을 내놓을 예정. 일본은 마쓰다 등 7개 업체에서 '캐롤' 등 14종을 생산하고 있다.

옵션을 제외한 가격을 보면 국산이 3백만~4백만원이나 일제는 가장 싼 후지중공업의 '비비오' (6백58㏄)가 8백40만원 (70만엔.환율을 백엔당 1천2백원으로 적용) 으로 2배가 넘는다.

관세.딜러마진 등을 감안하면 저가품도 실제 국내판매가는 1천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대우자동차 최종열차장은 "자동차는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가 중요한데 일본회사들이 이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이라면서 "특히 엔화 환율이 지금처럼 백엔당 1천2백원대를 유지하면 일본의 가격 부담이 클 것" 이라고 말했다.

◇ 1천㏄이하 경승합차 = 이번에는 일단 휘발유를 쓰는 경승합차만 다변화가 해제됐다.

국산은 대우 다마쓰와 아시아 타우너가 있고 현대는 내년중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국산의 90% 이상이 연료비가 싼 액화석유가스 (LPG) 를 쓰고 있어 일제 휘발유차들의 경쟁력은 일단 떨어질 전망. 일제는 후지 '삼바' , 미쓰비시 '브라보' 등 6개 업체 12종이 나오고 있다.

옵션제외 일본 시판 가격은 '삼바' 의 최저가 모델 (6백58㏄) 이 77만엔으로 국내 시판가격은 5백만원 내외인 국산보다 2배 이상 비쌀 듯.

◇ 50~2백50㏄ 오토바이 = 혼다 등 4개 업체에서 모두 1백12종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대림자동차.효성기계가 20종을 시판 중이다.

주모델인 1백25㏄의 국산가격이 1백80만원 내외인 반면 백엔당 1천2백원 환율수준에서 일제 오토바이의 국내가격은 4백만~5백만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유난히 높은 품목이라 국산제품의 타격도 우려된다.

대림자동차 관계자는 "가격과 품질면에서 당장 걱정은 없지만 중장기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 고 평가했다.

◇ 1천~1천5백㏄ 지프형 자동차 = 역시 휘발유차만 해제됐다.

현대 갤로퍼.쌍용 코란도 등 국산은 2천~2천5백㏄급만 나오지만 일본에는 닛산 '라신' 등 4개 업체 4종이 있다.

스즈키 '짐니' 의 경우 일본시판가격이 1백50만엔이며 국내 시판가는 3천만원가량으로 배기량이 큰 국산 지프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연료비가 많이 드는 휘발유차라는 점도 걸림돌이 될 전망. 그러나 국내엔 없는 모델이라 틈새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재훈·신성식·윤창희 기자

<수입선다변화 해제품목>

·배기량 1천㏄ 이하 가솔린엔진 세단형 자동차

·배기량 1천㏄ 이하 가솔린엔진 기타의 자동차

·배기량 1천~1천5백㏄ 가솔린엔진 지프형 자동차

·50~2백50㏄ 모터사이클

·차체의 기타부분품과 부속품

·순항선.유람선과 이와 유사한 선박 및 각종 페리보트

·자동차용 콤팩트 디스크 플레이어 (CDP)

·기타 CDP

·LDP

·일반 아날로그.디지털 겸용 손목시계

·사진현상인화기

·인쇄하지 않은 감열기록지

·양모직물

·기타 슬라이딩 플레이트

·식탁용 및 부엌용 유리제품

·선박추진용 내연기관 (출력2천㎾ 초과)

·용기의 충전용 기계

·폴리테클과 호이스트 (전동식으로 1백M/T이하) .수확.탈곡 겸용기

·직물날염기

·피스톤식 내연기관을 갖춘 발전세트 (75KVA이하) .만능제도기

·초음파 영상진단기

·비금속제의 지퍼부분품

·보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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